SK이노, 헝가리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 짓는다

입력 2018-03-08 23:52
수정 2018-03-09 07:02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 본격화

8400억원 투자 2020년 완공… "10년 계획 결실"
공장 가동되면 연 12만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글로벌 배터리 메이커 도약 위한 전진기지 구축"


[ 김보형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세운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포진한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려는 포석이다. 2020년 초부터 새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약 12만5000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 헝가리를 글로벌 배터리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8일 헝가리 북부 코마롬에서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교부 장관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투자 규모는 8400억원가량이다. 최 부회장은 축사에서 “10여 년 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처음 기획한 이후 기울여 온 노력들이 유럽공장 건설로 결실을 맺게 됐다”며 “세계 전기차에 SK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 부회장은 2012년 준공한 충남 서산 공장 건설을 총괄하는 등 SK의 신성장 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주도해 왔다. 최 부회장은 지난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도 쩡칭훙 중국 광저우자동차 회장과 만나 전기차 배터리 분야 기술 공유와 합작사 설립 등을 논의했다. 재계에선 유럽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과 함께 최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북서쪽으로 약 110㎞ 떨어진 코마롬은 헝가리 북부의 오토모티브클러스터에 속해 있다. 독일 아우디와 일본 스즈키, 중국 비야디(BYD)부터 자동차 부품 업체인 콘티넨탈, 보쉬, ZF 등이 모여 있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에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국경지대여서 슬로바키아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폭스바겐과 기아자동차 등 다른 자동차 회사와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SK이노베이션 주요 고객사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생산기지도 헝가리 케치케메트에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B3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2016년 25GWh에서 2020년 110GWh로 네 배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19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SK이노베이션 헝가리 공장은 축구장 60개 크기인 약 43만㎡ 부지에 들어선다. 수주에 맞춰 증설해 2022년까지 국내 서산 공장(3.9GWh)의 두 배에 달하는 7.5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헝가리 공장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에 달하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한다. 현재 쓰이고 있는 주행거리 300㎞ 안팎의 2세대 배터리보다 주행 성능이 크게 개선된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성능은 높이면서도 사용 수명을 늘린 중대형 NCM811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9월부터 양산을 시작하는 등 3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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