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카페
패션 한계 극복한 자라
데이터 기반한 알고리즘 활용
신제품 생산·재고량 관리
실패율 1%… 경쟁사는 20% 육박
넷플릭스 키운 '시네매치'
맞춤 영화 추천 서비스 위력
3만5천개 콘텐츠만 갖고도
8만개 콘텐츠 아마존 압도
패션회사인 자라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의 공통점은 알고리즘이 성공의 밑바닥에 있다는 것이다. 알고리즘은 데이터에 기반해 기업의 반복되는 문제를 풀기 위한 자동화된 프로세스 또는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구글의 성공에는 클릭 수가 많은 페이지를 보여주는 페이지 랭크 알고리즘이, 우버의 기하급수적 성장의 배경에는 운전자와 승객의 매치 알고리즘이 있다.
패스트 패션기업 자라도 알고리즘을 통해 패션산업의 본질적 한계를 극복했다. 패션 속성상 팔리지 않는 제품의 가격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그래서 재고는 “근으로 판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가 판매율과 재고율은 패션산업의 핵심 경쟁력이다. 패스트 패션이라는 말처럼 자라는 패션을 예측하지 않고 패션에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알고리즘에 따라 생산량의 80%를 대응해서 만들고 있다. 옷에 부착된 전자태그(RFID) 칩을 통해 실시간으로 판매량을 확인하고, 재고 데이터에 기반해 매장별로 어떤 상품을 얼마나 공급해야 하는지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결정하고 있다. 과학적인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를 통해 자라의 재고율은 15% 수준(H&M은 45%)으로 업계 평균보다 훨씬 낮아졌다. 반면 신제품 실패율은 1%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사 실패율이 17~20%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에는 80% 이상의 소비자가 만족하는 시네매치라는 알고리즘이 있다. 알고리즘은 사람 간의 관계에 기반한 협업적 필터링과 콘텐츠를 분해한 내용 기반 필터링 위에서 영화를 추천한다. 넷플릭스 이용자 세 명 중 두 명이 시네매치 알고리즘이 추천한 영화를 볼 정도로 영향력은 막강하다.
넷플릭스 사업의 단계마다 알고리즘은 위력을 발휘했다. 넷플릭스는 온라인으로 영화 DVD를 주문해서 우편 서비스로 받아보고 다시 우편 서비스로 반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때 소비자가 찾는 동영상은 최신작이나 인기작 등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매번 엄청난 신작을 구입해야 하고 또 시간이 지나 관심에서 멀어지면 창고에서 재고로 쌓이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넷플릭스는 신작 중심의 소비를 다양화하고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좋은 영화를 순환시키기 위해 2000년부터 시네매치 알고리즘을 시작했고, 20% 정도의 소비자가 추천에 의해 잠자고 있던 오래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이것은 당시 시장의 강자인 블록버스터와의 싸움에서 엄청난 무기가 됐고, 2007년 넷플릭스가 운영 방식을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진화시켰을 때도 큰 힘을 발휘했다. 8만 개의 콘텐츠를 가진 선발 업체 아마존에 대해 3만5000개의 콘텐츠만을 갖고도 알고리즘을 통해 넷플릭스는 아마존을 압도할 수 있었다.
기하급수 기업의 일하는 방법은 다르다. 많은 기업이 테이터를 참조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매몰비용 편향, 확증 편향 등으로 자기 기만에 빠져 있다. 참조가 아니라 알고리즘 기반의 활용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으로 2020년이 되면 1조 개 이상의 센서가 연결될 것이고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지금 한국 기업도 일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전창록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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