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가상화폐 광풍의 승자]④ '매출 1조 클럽' 노리는 빗썸...불투명한 지배구조 논란

입력 2018-03-08 12:13
≪이 기사는 02월28일(04:5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거래량 규모로 세계 2,3위를 오간다. 빗썸은 지난해 가상화폐에 돈이 몰리면서 수수료 수익으로 3000억원가량을 올렸다. 거래량이 현수준을 이어가면 올해 수수료 수입은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천문학적 액수가 거래되는 것은 물론 조단위 수익을 내는 거래소의 지배구조는 거미줄처럼 엉켜있는 데다가 최대주주도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다.

◆지난해 3000억 매출

기업정보서비스업체 크레딧잡에 따르면 빗썸 운영회사인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의 지난해 말 임직원수는 189명이다. 2016년 말 임직원수(14명)와 비교해 1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국민연금 자료로 추산한 이 회사 평균연봉은 4374만원에 이른다. 빗썸은 2015년 출범해 가상화폐거래소를 운영해왔고 지난해 가상화폐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사세가 커졌다.


빗썸 매출은 2015년 18억원, 2016년 4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가상화폐에 돈이 몰리면서 지난해 들어 7월까지 매출 492억원, 영업이익 405억원을 올렸다. 유진투자증권은 빗썸이 지난 한해의 경우 3176억원가량의 매매수수료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 회사의 매출은 오롯이 가상화폐 매매수수료를 통해 구성됐다. 빗썸은 가상화폐 거래대금의 0.15% 만큼을 거래수수료로 받고 있다. 할인 쿠폰을 사용한 이용자는 수수료율이 0~0.075%로 낮아진다.

유진투자증권은 평균 수수료율을 1%라고 가정할 경우 빗썸이 올해 9461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들어 7월까지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82.3% 수준이다. 단순 적용하면 올해 매출 9461억원, 영업이익 7788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베일 속의 지배구조...매각으로 돌파구 찾나

빗썸 최대주주는 ㈜비티씨코리아홀딩스(옛 엑스씨피) 지분 76.0%를 쥐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비덴트(지분 10.6%)와 옴니텔(8.44%)도 주주다. 비티씨코리아홀딩스 주주 구성은 ‘안갯속’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비덴트가 지분 10.0%를 지난해 23억원에 인수했다. 나머지 90.0% 지분 주주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비티씨코리아홀딩스 최대주주가 빗썸의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위치지만 누군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이 회사 대표이사는 이정아 비티씨코리아닷컴 부사장이며 사내이사는 금융감독원 출신인 이상준 비티씨코리아닷컴 금융전략기획실장 등이다.

비덴트는 빗썸 지배구조의 또 다른 무게중심이다. 비덴트는 디스플레이 업체로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 10.6%, 비티씨코리아홀딩스 10.0%, 옴니텔 5.35%를 쥐고 있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매출 191억원, 영업손실 49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는 비트갤럭시아 투자조합으로 지분 14.47%를 보유하고 있다. 비트갤럭시아투자조합은 자본이 100억원 규모로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 하정우가 소속된 아티스트컴퍼니의 김재욱 대표가 지분 46.28%를 확보했다. 김재욱 대표는 비덴트 대표기도 하다. 모바일 사업을 하는 옴니텔은 위지트가 최대주주로 17.18%를 보유하고 있다. 위지트 최대주주는 김상우 이투데이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제이에스아이코리아다.

김재욱 대표가 비덴트, 김상우 대표가 옴니텔을 통해 빗썸을 간접 지배하는 모양새다. 비덴트와 옴니텔은 지난해 2, 3월에 빗썸 주식을 사들였다. 두 회사는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 업체인 코인스닥에 33.3%씩의 지분을 출자해 취득하는 등 함께 움직이고 있다. 이정훈 업비트 사외이사의 역할도 주목된다. 지난해 3월 이사로 임명된 그는 다양한 영역을 통해서 가상화폐 사업을 관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대주주들이 빗썸을 카카오와 넷마블 등에 매각해 차익을 올려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세금 부과 등 당국의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가상화폐거래소에 순이익의 24.2%(법인세 및 지방소득세 등)까지 과세하는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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