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량 바닥 찍었다"… 조선주 '봄바람' 부나

입력 2018-03-07 19:31
올들어 LNG선 발주 싹쓸이

실적은 여전히 나쁘지만
"작년보다 수주량 40% 늘 것"

대차잔고 줄며 수급도 개선
전문가 "주가 단기급등은 부담"


[ 나수지/노유정 기자 ]
조선주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건 아니지만 수주량이 ‘바닥’을 찍었고, 조만간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커져서다.

◆뚜렷한 상승세

현대중공업은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000원(1.44%) 내린 13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 마감했지만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36.8% 올랐다. 다른 종목들의 흐름도 비슷하다. 현대미포조선(연초 이후 35.9% 상승) 대우조선해양(88.1%) 삼성중공업(4.5%) 등도 상승궤적을 그렸다.

조선주 상승세를 이끄는 수급주체는 기관투자가다. 기관은 올 들어 현대중공업 2410억원(유가증권시장 순매수 2위), 현대미포조선 1090억원(6위), 삼성중공업 530억원(30위)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업황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게 조선주가 오르는 배경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있는 조선사 4곳(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세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총 2045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전망이다. 올해 잠정치인 3945억원 영업손실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되지만 여전히 부진한 실적이다.

하지만 통상 2년 뒤 실적에 반영되는 선박수주량은 작년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했다고 알려진 금액은 총 42억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주물량의 21% 수준”이라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수주물량이 40%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조선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가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도 상승에 힘을 보탰다. 중국 정부의 환경보호정책으로 중국의 LNG 수입량이 늘어나면 이를 운반하는 LNG선 수요도 따라서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가 주로 건조하는 10만㎥ 이상 규모의 LNG선은 세계적으로 2016년엔 8척, 지난해엔 13척이 발주됐다”며 “하지만 올해는 이미 10척이 발주됐고 추가로 40척 이상 발주가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발주된 LNG선은 모두 한국 조선소가 수주했다.

◆활발한 쇼트커버링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쇼트커버링이 활발하다는 점도 조선주 주가 상승 요인이다. 쇼트커버링은 투자자가 공매도한 주식을 되사들이는 것으로, 단기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삼성중공업의 주식 대차잔액은 1월 말 기준 6331억원이었지만 지난 6일에는 4056억원까지 줄었다. 대차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수량을 말한다.

통상 대차잔액이 줄면 공매도도 줄어든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업황이 나빴던 지난해 조선주는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었다”며 “조선주를 공매도한 투자자 가운데 주가가 빠르게 오르자 손실을 줄이려고 주식을 사서 증권사에 갚는 투자자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조선업황이 더 개선될 것이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주가가 단기에 빠르게 올라 가격부담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업 관련 지표가 대부분 2016년을 바닥으로 반등하고 있다”며 “조선업은 업황개선과 부진을 반복하는 주기(사이클)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데는 대부분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단기 급등으로 조선업의 추가 상승 여력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기존 투자자들은 매수 후 보유 전략을 유지해도 되지만, 신규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는 조정을 기다렸다가 매수하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나수지/노유정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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