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 금융그룹 증권사 중 작년 순이익 기여도 '최하위'

입력 2018-03-07 19:23
다른 증권사는 영향력 커졌는데…

그룹 내 비중 2.7→2.3% 줄어
코넥스 상장 주관 등 틈새 공략
"중소기업 동반성장 모델 정착시킬 것"


[ 강영연 기자 ]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금융그룹 상장사들은 올해 증권업계가 꼽는 최선호주(톱픽)다. 금리 상승 추세로 순이자마진(NIM)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비(非)은행 자회사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도 증권업계가 금융그룹주를 좋게 보는 이유다. 그 중심엔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 수익 개선, 투자은행(IB) 부문 강화 등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증권사들이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그룹 소속 증권사 중 IBK투자증권만 그룹 내 영향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다.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금융투자업계에서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내 입지 좁아져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IBK투자증권의 순이익은 361억원으로 전년(321억)보다 12.46% 늘었다. 하지만 자회사 실적이 연결로 잡히는 기업은행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6%에서 2.39%로 감소했다.

금융그룹 소속 다른 증권사의 순이익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증시 상승세로 브로커리지 수입이 늘고, 다른 계열사와의 협력 등을 통해 IB 부문도 크게 성장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은 2016년 1154억원에서 지난해 2199억원으로 83.62% 늘었다. 그룹 내 비중도 4.16%에서 7.26%로 3.10%포인트 증가했다. KB증권은 흑자전환하면서 그룹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20%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그룹 순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이 31.01%에 달했다. 2016년 비중(49.48%)보다 줄었지만, 당시 NH농협금융지주가 조선사 구조조정 등으로 순이익이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기여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CM 경쟁력 떨어져”

IBK투자증권은 중소·중견기업 특화 IB 사업을 주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 IB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편에 속하는 주식발행시장(ECM)에서 아직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의 지난해 기업공개(IPO) 리그테이블 순위는 12위였다. 시장 점유율은 0.51%로 미미했다. IBK투자증권이 집중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사업에선 지난해 9월 IBKS제3호 스팩과 영구크린의 합병상장 시도가 불발되기도 했다.

IBK투자증권은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코넥스시장 상장 주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주관 등 틈새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성과도 내고 있다. 2013년 코넥스시장 개장 이후 총 35건의 상장주관을 맡아 이 분야 1위를 달리고 있다.

IBK투자증권 IB 부문은 작년 1~3분기에 167억2124만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146억10만원)보다 14.5% 증가했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은 “중소·중견기업을 단순히 코넥스시장에 상장시키는 것에 머물지 않고 상장 후에도 철저하게 관리해 기업과 증권사가 동반 성장하는 모델을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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