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년간 멸실 1만7992가구
입주물량보다 1500가구 많지만 수도권 등 인근 지역서 흡수 전망
[ 선한결 기자 ]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덩치 큰 재건축 단지가 줄줄이 이주를 앞두고 있지만 연내 강남권 전세시장은 크게 출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경제신문이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향후 1년 강남3구의 재건축 멸실·입주 예정 단지 가구 수를 취합한 결과 멸실물량은 총 1만7992가구, 입주물량은 1만6475가구로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재건축 클린업시스템과 건설사별 아파트 준공일정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강남3구 멸실·입주물량의 차이는 약 1500가구로 멸실물량이 더 많지만 전세시장에 큰 부담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일부 재건축 단지는 소형 아파트로 구성돼 있어 주로 서민층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인 만큼 강남권의 일반 전세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전세수요층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5040가구)’, 서초구 ‘한신4지구(2898가구)’, ‘방배13구역(2911가구)’ 등이 그렇다. 전용면적은 작고 건물이 오래된 데다 이주·철거를 앞두고 있다 보니 전세가가 강남권 평균치보다 훨씬 저렴하다. 전용 35~60㎡ 중소형으로 구성된 개포주공1단지는 대부분 주택형이 전세가 1억원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개포동 D공인 대표는 “지난 2일 전용 58㎡가 전세가 1억원에 계약됐다”며 “인근 ‘개포우성6차’ 전용 54㎡는 전세가가 3억원 중반에 형성돼 있는 만큼 기존 주민들이 근처로 이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근 지역의 입주물량으로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7, 10월 각각 이주가 예정된 송파구 ‘미성·크로바(1350가구)’, ‘진주(1507가구)’ 물량 일부를 광진구 광장동에서 9월 입주하는 ‘래미안구의파크스위트(854가구)’가 흡수하는 식이다. 송파구에서도 9510가구에 달하는 ‘헬리오시티’가 12월 입주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이주시기 조정이 전세시장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2840가구)·상아2차(480가구)가 본격 이주를 시작한 지난해 8월 초~9월 말 강남구 전세가는 매주 0.03%씩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주간 평균 상승치(0.04%)보다 낮은 수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초 입주를 시작한 다산신도시 등 멸실물량을 보완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재건축 이주 영향은 크지 않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강남권 일부 지역은 전셋값이 오히려 하락세를 타고 있어 굳이 이주시기를 무리하게 늦춰 잠재적 공급을 옥죌 필요가 없다”며 “서울시가 전세수요를 조정하는 본연의 목적보다는 집값 안정을 위한 수단으로 이주시기를 활용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행정”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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