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
[ 배태웅 기자 ]
“성수동이 곧 스타트업의 중심지가 될 겁니다. 1년만 기다려보세요.”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56·사진)가 새로 옮긴 서울 성수동 사무실을 보여주며 한 말이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전문 벤처캐피털(VC)인 DSC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역삼동에 있는 창업지원센터 마루180을 떠나 성수동에 새 터전을 마련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성수동이 벤처기업과 문화거리가 들어선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어서다. 액셀러레이팅(창업지원) 자회사인 슈미트도 같은 건물에 입주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2012년 창업한 이후 지금까지 카카오, 옐로모바일, 캐리소프트, 피키캐스트 등 60여 곳에 투자했다. 2016년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국내에서 16년 만에 처음으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VC가 됐다.
DSC인베스트먼트의 사옥 이전은 사업 확장과 연결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슈미트를 설립하면서 단순 VC가 아니라 기술 스타트업을 키워내는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윤 대표는 “VC는 기업의 밸류(가치)를 높이는 캐피털(자본)”이라며 “기업이라는 나무가 잘 자라려면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가지치기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이른바 ‘창업애국론자’다. 기술 스타트업이 늘어나야 한국의 미래가 밝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은 국토는 작지만 기술은 뛰어난 ‘강토소국 기술대국’”이라며 “서비스는 국경을 넘기 힘들지만 기술은 가능하다”고 했다. 윤 대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블록체인 스타트업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기술 스타트업이 성과를 내려면 VC를 옥죄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는데 VC들은 투자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했다.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라 VC는 주식 인수나 지분 취득, 무담보전환사채 인수 등으로 투자 형태를 제한받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지난달 27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주관한 ‘2018 한국벤처캐피탈대상’에서 일자리 창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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