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규제 걷어내자 중국으로 몰려든 글로벌 제약사

입력 2018-03-05 18:48
수정 2018-03-06 06:01
의약품시장 '세계 2위' 급성장
임상시험부터 시판 허가까지
최대 3년 단축…개발비용 줄여


[ 도쿄=김동욱 기자 ] 미국과 유럽, 일본의 대형 제약회사들이 잇달아 중국시장에서 신약을 출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각종 임상규제 등을 대거 완화한 덕분에 신약 출시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은 지난해 10월 임상시험 관련 규제를 완화한 새로운 제도를 시행했다. 일정 수의 중국인이 참가했으면 해외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중국에서 임상시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1~2년가량 단축하는 효과가 있는 조치다. CFDA는 2016년엔 신약 판매허가 심사기간 단축제도도 도입했다. 두 가지 새로운 제도를 이용하면 중국에서 신약 개발 착수부터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 3년 정도 단축할 수 있다. 제약회사로서는 세계 2위 제약시장인 중국에서 신약 개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약 출시 문턱이 크게 낮아지면서 중국 시장에 신약을 선보이는 대형 제약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중국에서 폐암 치료제 타크리소의 판매승인을 받았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33억달러(약 3조5600억원) 이상 판매 실적을 거둔 에이즈 바이러스(HIV) 치료제를 중국에 출시했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은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공동 개발한 폐암 치료제 옵디보의 판매승인을 신청했다. 옵디보는 중국시장에서 연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제약사 에자이는 간암치료제 렌비마의 판매 승인을 신청했고, 아스테라스제약은 전립선암 치료제 익스탄시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중국에서의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11월 중국에 암과 순환기 질환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위스 노바티스도 R&D 거점을 상하이에 마련하기로 했다,

미국 컨설팅회사 IQVIA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중국의 의약품 시장은 1167억달러(약 126조1993억원)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