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논란
수리조선소로 전환 검토
2차 컨설팅선 업종 전환 제시
M&A·빅3 하청 공장화도
채권단 반대 막판 변수
STX조선은 추가 구조조정 회생가능성 높아져
[ 박신영/안대규 기자 ] 정부가 생존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은 성동조선해양을 두고 회생 카드를 꺼낼지 고심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법정관리 등 청산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맞지만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는 청와대 분위기와 6월 지방선거 등을 감안했을 때 어떻게든 성동조선을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렇지 않고선 정치권과 노조의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정부의 분위기다.
◆“수리조선소·블록공장으로 전환”
정부 관계자는 “삼정KPMG가 성동조선과 STX조선해양에 대해 진행한 컨설팅 결과를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며 “이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 구조조정 방안을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정부와 채권단은 지난해 말부터 두 조선사의 경쟁력을 분석하기 위해 삼정KPMG를 통해 2차 컨설팅을 했다. EY한영회계법인이 지난해 1차 컨설팅을 했지만 성동조선의 청산 가치가 회생 가치보다 3배가량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산업적 측면’을 고려해 구조조정한다는 새 방침을 세운 상황에서 이 같은 컨설팅 결과를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선해양플랜트협회를 통해 삼정KPMG에 컨설팅 발주를 다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정KPMG는 먼저 성동조선을 수리조선소로 업종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리조선소로 기능을 조정하면 현금 흐름이 개선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형 조선소에 선박용 블록을 납품하는 블록공장으로 기능을 조정하는 안도 나왔다. 삼정KPMG는 법정관리를 통한 인수합병(M&A) 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행하기 쉽지 않아
삼정KPMG의 컨설팅 결과는 채권단의 막대한 손실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 실행하기 쉽지 않다. 채권단에 따르면 성동조선 통영조선소의 구조를 수리조선소에 맡게 바꾸려면 1000억원가량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에 이미 2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고 산업은행은 STX조선에 4조원 이상을 지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에 지원하고도 2016년 부실 지원 책임으로 국회 청문회까지 열리고, 감사원 감사도 받았다”며 “더 이상 신규 자금 투입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블록공장이 성공하려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들이 성동조선이 생존할 수 있을 만큼의 물량을 발주해야 해서다. 하지만 이들 회사 모두 작년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국내 인건비 수준으로는 성동조선을 블록공장으로 만든다고 해도 이를 활용할 회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유지” vs “좀비 기업”
정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동조선 회생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구조조정 원칙으로 내세운 ‘산업적 측면 고려’는 결국 일자리와 지역 경제를 감안하겠다는 뜻이어서다.
하지만 정부 지원은 좀비 기업을 연명시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규 자금을 투입받아도 생존할 가능성이 작아서다. 이미 성동조선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채권단으로부터 마이너스통장 형식으로 한도를 받은 여신 2000억원 가운데 1000억원은 소진한 상태다. 또 수주한 배 5척의 선주가 제작 연기를 요청해와 최악의 경우 수주 물량이 전혀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한편 STX조선은 추가 인력 구조조정을 전제조건으로 회생시키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박신영/안대규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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