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트럼프가 불 붙인 무역전쟁 확산되나

입력 2018-03-04 17:29
수정 2018-03-19 11:35
주용석 경제부 차장


[ 주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이 심상치 않다. 미국이 정조준하고 있는 중국은 물론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등 주요 동맹국마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한 게 발단이다. 이에 EU가 미국산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 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유럽이 관세와 무역장벽을 높이면 (유럽산) 자동차에 세금을 매기겠다”고 트윗을 날렸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미국 국채 매입 중단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번 무역전쟁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승부수’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러스트벨트(미국 중북부의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백인 저소득층의 지지를 모으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라는 것이다.

관건은 무역전쟁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치느냐다.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을 둘러싼 ‘국지전’에 그친다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미국, 중국, EU 등 주요 경제권이 서로 무역장벽을 높이면서 ‘전면전’에 나선다면 세계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자칫하면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세계 자유무역 체제가 송두리째 무너져내릴 가능성도 있다. 무역전쟁이 확산되면 가장 피해를 보는 나라 중 하나는 무역으로 먹고 사는 한국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주는 트럼프발(發) 무역전쟁이 얼마나 확산될지 가늠할 수 있는 한 주다. 우리 정부가 현실적인 대응책을 찾을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운명은 이번주 판가름난다. 정부는 오는 8일께 산업경쟁력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두 회사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다. 청산보다는 회생 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금융 논리뿐 아니라 산업 논리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까지 고려하겠다’는 원칙을 밝혀왔다는 점에서다.


한국GM의 생사를 가를 노사 임단협도 이번주 재개된다. 2월13일~3월2일 희망퇴직 접수에는 전 직원(1만6000명)의 15%인 2400명가량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불충분하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GM이 생존하려면 GM 본사가 한국 공장에 신차 생산을 맡겨야 하는데, 이렇게 되려면 임단협에서 추가 구조조정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가 5~6일 북한을 방문한다. 이번 특사 방문이 북·미 대화로 이어질지가 관심이지만 현재로선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 미국이 ‘비핵화 전제 없는 북·미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중국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가 5일 개막한다. 20일까지 열리는 전인대 기간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임기 연장을 허용하는 개헌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은 6일 2월 소비자물가를 발표한다. 물가가 꿈틀거릴 경우 ‘한·미 금리 역전’ 우려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