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
박성욱 부회장·정태성 사장 이어
이석희 사장에 7953주 부여
주가로 CEO역량 평가도 한몫
[ 노경목 기자 ]
SK하이닉스가 사장급 이상 고위 경영진 전원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다. 지난해 14조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성과에 대한 보상이자 앞으로도 공격 경영에 나서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이석희 사업총괄 사장에게 스톡옵션 7953주를 주기로 하고 관련 안건을 3월 주주총회로 올렸다. 올 1월에는 정태성 낸드총괄 사장이 스톡옵션 7562주를, 작년 3월에는 박성욱 부회장이 스톡옵션 29만8800주를 받았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기 회사 주식을 일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대신 주식을 팔 수 있는 행사가격이 정해져 있어 매각 당시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높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기 전에 스톡옵션을 받은 박 부회장은 4만8400원, 5만2272원, 5만6454원 등 세 차례에 나눠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후 주가 급등으로 이 사장의 행사가는 7만5440원, 정 사장은 7만9430원으로 정해졌다. 지난 2일 SK하이닉스 주가는 7만7400원으로 마감했다. 해당 주가 수준이 스톡옵션 행사 시점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박 부회장은 약 74억원의 수익을 올리게 되지만, 정 사장은 주가보다 행사가격이 높아 수익이 없다. 이 사장의 수익은 1560만원 안팎이다. 주가가 9만원을 넘었던 지난해 10월과 같이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주가가 오르면 스톡옵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지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기록적인 수익을 냈지만 경영진에 스톡옵션을 대거 부여한 곳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이는 지난해 스톡옵션 제도를 15년 만에 부활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책임경영 강화 방침에 따른 것이다. SK그룹에서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장동현 (주)SK 사장이 작년 3월 스톡옵션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가 공격적인 경영 행보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일본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공동 인수에 성공했으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자회사의 중국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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