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 Joy] 수입차 '개명바람'… "숫자·이니셜 바꿔 서열정리"

입력 2018-03-02 19:45
차명에 붙는 숫자 교체
렉서스 터보 모델 3총사
200t에서 300으로 바꿔
'3.0L급 파워' 성능 과시

브랜드 상징 알파벳 포함
푸조, 3008·5008 모델명 뒤
'SUV' 넣어 더 명확히 구분


[ 김정훈 기자 ]
이름을 바꾸는 수입차 신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소비자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 다양한 작명법을 사용한다. 신차가 나올 땐 새로운 정체성과 방향이 필요해 이름을 바꾸기도 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브랜드마다 모델 가짓수가 많아지면서 복잡한 이름을 단순화하는 작업이 보편적 추세”라고 소개했다.

렉서스 터보 모델, 숫자 ‘300’으로

렉서스는 올초 2018년형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터보 엔진을 얹은 모델의 차명을 바꿨다. 터보 삼총사(GS200t·IS200t·NX200t) 이름에 숫자 ‘300’을 붙였다. 중대형 세단 GS200t는 GS300, 준중형 세단 IS200t는 IS300,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NX200t는 NX300으로 교체됐다. 터보(turbo)의 이니셜 ‘t’를 차명에서 빼는 대신 숫자 200을 300으로 바꿨다. 렉서스 관계자는 “숫자 300은 3.0L급 파워를 의미한다”고 했다. 렉서스는 또 최고급 세단 LS600hL 하이브리드 차명을 LS500h로 고쳤다. LS500h는 지난해 12월 국내 새롭게 나온 신형 모델이다. 배기량을 4969cc에서 3456cc로 줄인 게 차명에 반영됐다.

푸조 3008·5008 차명은 SUV 포함

푸조 브랜드에는 고유의 작명법이 적용된다. 세단과 해치백은 숫자 3개, SUV는 숫자 4개가 들어간다. 앞의 숫자는 자동차 세그먼트(차급)를 뜻하고 마지막 숫자는 세대를 나타낸다. 하지만 최신형 푸조 SUV에는 모델명 외에 ‘SUV’ 이름이 함께 따라붙는다. 모델 성향을 좀 더 명확하게 표시하기 위해 3008은 ‘3008 SUV’, 5008은 ‘5008 SUV’ 등으로 변화를 줬다. 푸조를 수입하는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푸조 SUV의 매력을 전달하고 브랜드 변화를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SUV’ 모델명을 추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 원산지에 따라 이름 달라

포드가 국내에 판매하던 가솔린 SUV ‘이스케이프’와 ‘퓨전’ 승용차는 신형 모델로 교체되면서 ‘쿠가’와 ‘몬데오’로 각각 차명이 달라졌다. 퓨전과 몬데오, 이스케이프와 쿠가는 연료 타입과 원산지에 차이가 있다. 가솔린 모델인 퓨전과 이스케이프가 미국 생산인 데 비해 디젤 모델인 몬데오와 쿠가는 유럽 생산 차종이다. 쿠가는 포드 최초의 디젤 SUV로 이스케이프의 유럽형 모델이다. 한국에는 미국형이 아니라 유럽형이 들어오면서 현지 모델명을 그대로 사용하게 됐다. 포드 관계자는 “한국 시장의 트렌드 및 고객 니즈를 파악해 디젤 제품으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벤츠 고성능차는 ‘메르세데스-AMG’로

메르세데스벤츠는 고성능 AMG사업부를 서브 브랜드 ‘메르세데스-AMG’로 독립시키면서 차명에 반영했다. 차명 맨 뒤에 붙이던 AMG 로고를 앞에 붙이는 방식으로 변화를 준 것이다. C 63 AMG 쿠페는 메르세데스-AMG C 63 쿠페로, C 43 AMG는 메르세데스-AMG C 43으로 표기한다. 메르세데스-AMG는 스포츠카 브랜드로 자체 차량과 엔진 개발 부서를 갖추고 있다. 최고급 세단 마이바흐는 서브 브랜드로 독립하면서 ‘메르세데스-마이바흐’로 교체됐다.

인피니티 세단 SUV는 ‘QX’로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2014년부터 차명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눴다. 세단(쿠페, 컨버터블 포함)은 차명에 ‘Q’를, SUV 모델은 ‘QX’를 사용한다. 예컨대 준중형 세단 G37, 중형 세단 M37, 대형 SUV JX35의 차명은 후속 모델이 나오면서 Q50, Q70, QX60 등으로 달라졌다. 영문 이니셜 뒤에 붙는 숫자는 해당 차량 영역 내에서의 서열을 표시한다. 숫자가 크면 차급도 커진다. 인피니티 관계자는 “브랜드를 좀 더 명확하고 짜임새 있게 구성하기 위해 글로벌 제품 전략 차원에서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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