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폭탄' 다음 타깃… 한국 수출주력 반도체·자동차 되나

입력 2018-03-02 17:28
미국, 수입 철강에 25% 관세

비상등 켜진 수출 코리아

"한국, 반도체 특허 침해"
미국 기업들 잇따라 주장
ITC, 위반 여부 조사중

러스트벨트 지지층 의식
트럼프 '자동차 때리기' 예고


[ 이태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수입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미국의 통상압박이 어느 품목까지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다음 타깃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분야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패널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며 ‘통상전쟁’의 서막을 예고한 바 있다. 이 조치로 삼성전자 LG전자가 생산하는 세탁기와 한화큐셀 등이 제조하는 태양광 제품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됐다.

미국 반도체기업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기업이 여러 건의 반도체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미국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반도체 제품의 일종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이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의 수입금지를 명령하도록 하고 있다. 글로벌 SSD 시장은 삼성전자가 점유율 3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ITC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패키징 기술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모듈에 대한 특허 침해 여부도 조사 중이다.

자동차는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가장 큰 관심을 보인 품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이 많은 ‘러스트벨트’(미 동북부 지역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자동차기업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KOTRA는 최근 발표한 ‘2017년 하반기 대(對)한국 수입규제 동향과 2018년 상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향후 수입규제 예상품목으로 자동차를 꼽았다.

KOTRA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등의 기업 이름을 거론하며 미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라고 압박한 바 있다”며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한국 기업도 무언의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는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도 미국 측이 한국을 대상으로 추가 시장 개방을 얻어내려는 핵심 분야다. 한국과의 무역적자 상당 부분이 자동차에서 비롯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이다. KOTRA 관계자는 “미국의 자동차산업과 관련한 수입규제 강화 움직임은 한·미 FTA 개정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통상압력 영향으로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액은 1년 새 4분의 3이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대미 무역흑자액은 6억4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25억3000만달러보다 18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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