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제·생산기술 경쟁력 앞세워
안정적 수익 거두기 나서
[ 전예진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기술 수출 전략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신약후보물질을 임상 초기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매각하는 데 주력했다면 제제 및 생산기술을 활용한 공동 개발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기업이 높아진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길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출한 신약의 개발이 중단되거나 무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한미약품이 일라이릴리에 기술 수출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HM71224’의 임상 2상 시험이 중단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이 2016년 11월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제약에 기술 수출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도 계약 취소 위기에 놓였다.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은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계약금 25억엔(약 251억원)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제제 및 생산 기술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은 주목받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12일 사노피파스퇴르에 세포 배양 방식의 백신 생산 기술을 1700억원에 수출했다. 국내 기업의 백신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사노피는 SK케미칼의 기술을 활용해 독감 백신을 생산하고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제공한다. 신약물질을 수출했을 때보다 제품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대화제약도 지난해 9월 항암제 ‘리포락셀’의 자체 제형 플랫폼 기술을 중국에 수출했다. 경구 흡수율이 낮아 주사제로만 쓰였던 파클리탁셀 성분을 개량해 세계 최초로 먹는 약으로 개발한 것이다. 서울제약은 지난해 독자적인 스마트 필름 제조 기술로 중국과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부터 기술 수출 성과가 가시화되는 기업도 있다. JW생명과학은 올해 말부터 영양 수액제 ‘위너프’를 유럽으로 수출한다.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는 특수 지질 수액 제조 기술과 용기 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계약 당시 미국 박스터에서 계약금 2500만달러, 단계별 기술료 10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JW생명과학은 지난달 충남 당진공장의 유럽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실사를 끝냈고 유럽·미국으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물질 수출은 해외 파트너사가 자체적으로 임상을 하기 때문에 대외적인 돌발 변수가 많고 제품화까지 성공할 확률이 낮다”며 “앞으로는 제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제약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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