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 후 첫 대구 방문
"2·28 운동이 촛불혁명의 시작"
문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 추진
청와대, 이르면 다음주 성사 방침
[ 조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민주주의는 결코 완성되는 게 아니다. 정치적 민주주의를 이룬다 해도 사회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민주주의의 과제는 여전히 남는 것”이라며 “민주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끝까지 그 길을 함께 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58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민주화운동 유공자들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2·28 민주운동은 1960년 2월28일 대구 지역 고등학생들이 이승만 정권의 독재에 반발해 시위를 벌인 사건이다. 올해부터 2·28 민주운동이 법정 기념일로 지정돼 처음으로 정부 주최 행사가 열렸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부패한 독재 권력은 마치 거대한 절벽 같아서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58년 전, 대구에서 용기 있는 외침이 시작됐다”며 “그것이 광복 이후 최초의 학생민주화운동, 2·28 민주운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의 선비 정신은 고루한 것이 아니고 새로움과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촛불혁명을 통해 국민이 권력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증명했다”며 “돌이켜보면 그 까마득한 시작이 2·28 민주운동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오는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촛불혁명과 2·28 민주운동의 연관성을 강조하면서 ‘보수의 심장’인 대구의 변화와 지지를 호소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행사 후 참석자들과 한 비공개 오찬에서 “다소 보수적인 곳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과거 항일의병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이었고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 독재시대에도 저항의 중심지였다”며 “참고로 대구·경북 지역의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발굴한 정부가 노무현 정부”라고 말하는 등 문재인 정부와 대구의 ‘동질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진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한 정상외교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여야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하기 위해 정무수석실에서 각 당 대표의 일정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르면 다음주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을 성사시킬 방침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