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4878억원 '베팅'… 벨기에 외교부 건물 산다

입력 2018-02-28 18:27
인수자금 중 2200억 국내 조달


[ 김대훈/이고운 기자 ]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개인 공모 자금을 모아 벨기에 브뤼셀의 핵심업무지구(CBD)에 있는 외교부 청사 빌딩(사진)을 3억7000만유로(약 4878억원)에 사들인다. 이번 투자는 국내 자본으로 투자하는 벨기에 대형 부동산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운용사 코피니모로부터 브뤼셀의 에그몬트 빌딩에 대한 99년간의 장기 임차권을 4878억원에 매입한다고 28일 공시했다.

잠정 투자 기간은 5년이다. 벨기에 연방 외교부의 본 청사로 쓰이는 에그몬트Ⅰ과 부속건물인 에그몬트Ⅱ에 대한 99년간의 장기임차권을 사들이는 거래다. 두 건물 모두 지상 7층, 지하 4층이다.

1만4600㎡ 부지에 연면적은 7만㎡에 달한다. 벨기에 정부건물관리청과의 건물 임차 계약은 13년가량 남아 있고, 공실은 없는 상황이다. 연 임대료는 1300만유로(약 170억원) 규모다.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라 임대료를 매년 올리는 게 계약 조건이다.

4억유로(약 5300억원)에 달하는 빌딩 매입 및 거래 부대비용 중 2200억원가량은 ‘한국투자벨기에 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파생형)’ 신탁을 설정해 국내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2800억원은 현지 대출로 조달할 예정이다.

이 빌딩은 한국의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 해당하는 건물이다. 에그몬트Ⅰ빌딩은 1997년, 에그몬트Ⅱ빌딩은 2004년 각각 지어졌다. 벨기에 대법원, 중앙은행, 증권거래소 등이 밀집된 브뤼셀 센트레(중심)구에 있다. 브뤼셀 대형 부동산은 최근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등에 비해 수익률이 2~3%포인트 높은 7~8%에 달해 국내 투자자에게 각광받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등이 지난해 레오폴드 지구의 유럽연합(EU) 오피스 빌딩인 ‘스퀘어 디 뮤즈8’을 2000억원가량에 샀고, 행정공제회도 브레데로더 빌딩을 유럽 부동산 별도운용계정(SMA)을 통해 사들였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브뤼셀 아스트로타워를 2100억원에 사들여 국내 기관투자가에 재판매했다.

김대훈/이고운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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