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호타이어 채권을 갖고 있는 은행권에도 악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은행들이 금호타이어 채권을 적게는 수백억에서 많게는 수천억까지 갖고 있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실무책임자 회의를 열고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을 결정한다. 전날까지 금호타이어 노사가 경영정상화 계획 실행을 위한 노사 약정서 체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이 해외 매각 가능성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으면 합의할 수 없다고 밝힌 만큼, 이날 갑작스런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법정관리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노조가 자구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회생 가능성이 없다"며 "법정관리 후 청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가면 '존속'보다는 '청산'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 실사에서도 청산가치가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금호타이어의 회생이 원활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은행들이 보유한 대출채권은 모두 손실로 반영된다.
하지만 은행들이 일찌감치 금호타이어의 대출채권을 '회수 의문'으로 분류, 충당금을 상당 부분 적립해 놨기 때문에 이에 따른 추가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권의 금호타이어 관련 익스포저(exposure)는 우리은행 3600억원, 하나금융 1490억원, KB금융 760억원, 신한지주 480억원, 광주은행 220억원이다.
이외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이 8440억원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분기 2250억원의 충당금을 일시 반영하며 전체 대출채권 중 87.5%에 달하는 3150억원을 이미 적립했고 하나금융도 850억원(57%)을, KB금융도 680억원(90%)을 적립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별 충당금 적립비율 차이는 담보유무 및 담보금액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상장은행들의 추가 충당금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지금이라도 노사가 합의를 이루면 받아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구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이 일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해외 매각에 대해서만 공통점을 찾으면 합의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김 연구원은 "금호타이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된다면 향후 대출채권이 기존 회수의문에서 요주의·정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며 "그 경우 오히려 대규모 대손충당금 환입이 발생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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