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년물 1500억원 발행 추진
수익성·재무구조 개선되자 투자자 평판 바뀌어
작년 10월엔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수요확보
≪이 기사는 02월26일(10:0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5개월 만에 다시 공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시장에서 투자수요를 확보하는데 성공하자 만기를 조금 더 늘려 자금조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르면 다음달 중반 2년 만기 회사채 1500억원어치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발행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1년6개월물 800억원어치 발행에 나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317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11번째 도전 끝에 공모 회사채시장에서 처음으로 모집액을 채웠다. 풍부한 투자수요가 모인 덕분에 발행금액도 1600억원으로 늘렸다.
이 회사는 그동안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기피했다. 하지만 저유가와 원화강세 등 영업환경이 유리하게 바뀐데 힘입어 실적 개선과 차입부담 감축에 성공하자 투자자들의 평판이 다소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12조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고 순이익은 801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16년 말 1178.1%에 달했던 부채비율도 유상증자(4577억원)과 해외 영구채(3362억원) 등 대규모 자본확충에 힘입어 지난해 말 560.8%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변화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대한항공 신용등급(BBB+)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IB업계에선 채권 투자자들의 평판이 바뀌었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이번에도 충분히 투자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리 상승추세에 고금리 채권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호재로 꼽히고 있다. 같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신용등급 BBB+)도 지난달 연 4.121%(1년6개월물)의 금리를 앞세워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보다 많은 매수주문을 받았다. 지난 23일 기준 대한항공의 2년 만기 채권금리(시가평가 기준)는 이보다 높은 연 5.647%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다소 가라앉으면서 고금리 매력이 더 부각될 수 있게 됐다”며 “하이일드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과 증권사 소매판매(리테일) 쪽에서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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