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식·박성훈 각자대표 체제로
박성훈 신임 대표, 카카오 로엔 인수·투자유치 주역
해외기업 M&A 등 투자 속도 낼 듯
넷마블게임즈가 상장 1주년을 맞아 권영식·박성훈 체제로 새 출발을 한다.
넷마블은 26일 박성훈 전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CSO) 및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다음달말 이사회를 통해 박 내정자를 신임 대표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기존 권영식 단독 대표 체제는 권영식, 박성훈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전략과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박 내정자의 영입으로 넷마블의 인수합병(M&A)과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박 내정자는 1973년생으로 권 대표(1968년생)와는 5살 차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베인앤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 CJ 미래전략실 초대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3년 CJ 미래전략실장으로 영입될 당시 CJ그룹 내 최연소 부사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6년부터는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CSO),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지냈다. 그는 카카오의 숙제였던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성공적인 M&A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고 카카오페이, 모빌리티 사업 등에 투자를 유치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카카오뱅크의 인가 신청도 박 내정자가 주도했다. 그는 지난달 카카오의 1조원대 규모 글로벌 주식예탁증권(GDR) 발행까지 마무리짓고 넷마블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카카오 시절 박 내정자의 성과는 실적이 뒷받침해준다. 카카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50억원, 매출은 1조9723억원을 기록했다. 그가 카카오에 합류하기 직전인 2015년 대비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2배 가량 늘어났다.
넷마블에서도 박 내정자는 M&A와 투자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지난해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실탄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넷마블은 그동안 M&A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밝혀왔다. 현재도 글로벌 공략을 목표로 해외 현지 게임 개발사 인수 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지난 6일 열린 연례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외부 회사 인수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플랫폼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식 대표는 게임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권 대표는 박 내정자와 달리 게임 업계에만 20년 넘게 몸을 담았다. 그는 1990년대말 넷마블 창업 초기 시절부터 방 의장과 함께 일해왔다.
권 대표는 2014년부터 넷마블 대표를 맡아 회사의 고속 성장을 이끌고 지난해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까지 마무리지었다. 넷마블 핵심 자회사인 넷마블네오 대표 등 회사 요직도 겸직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번 체제 전환은 사세 확대에 따른 경영진 보강 차원"이라며 "박 내정자 영입은 글로벌 및 신사업에 대한 전략 강화와 적극적인 투자 진행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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