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졸업식서 연설한 최태원 회장…새 트렌드 될까

입력 2018-02-26 12:05
수정 2018-02-27 07:39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고려대 졸업식 연단에 섰다. 학교 선배로서 졸업생 격려사에 나선 최 회장은 ‘나만의 기준’과 ‘우리 사회 발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국내 대기업 총수가 대학 졸업식 연설을 맡은 것은 이례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26일 고려대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4일 학내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격려사하며 “정말 행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이 중요하다. 내가 가치 있다고 느끼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온 힘을 쏟아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신을 SK 회장이 아닌 고려대 교우(물리학과 79학번)로 소개한 그는 “여러분이 개인적 부와 명예, 지위를 추구하더라도 나 혼자가 아닌 우리 사회의 진화와 발전을 위해 재능을 쓰는 사람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면서 “우리 사회의 행복을 더 키워나갈수록 여러분의 행복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 경영’을 강조해온 평소 지론을 졸업하는 후배들에게 설파한 셈이다. 두 차례 실형을 받은 경험담을 전하면서 스스로를 “실패가 많았던 사람”이라 소개한 뒤 “실패를 자산으로 삼길 바란다”는 솔직한 조언도 곁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최 회장은 “정의로운 사람이 되도록, 진리에 가장 근접한 삶을 살도록 노력하면서 자유·정의·진리의 ‘고대 정신’으로 행복을 만들고 나누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선 성공한 기업인들이 대학 졸업식에서 던지는 메시지가 회자되곤 한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의 하버드대 졸업식 연설 등이 대표적.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 같은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 최 회장의 케이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앞서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강의와 책을 통해 배운 객관적 형식지보다는 지적 대화나 토론을 통해 체화된 지식인 ‘암묵지’를 더욱 키워나가야 한다. 또 미래 세계에서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한 공감 능력임을 깊이 새기길 바란다”며 “앞으로 대부분의 지적·신체적 능력은 인공지능, 로봇 등 과학기술에 의해 대체되겠지만 협업·공감 같은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사회적 능력은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했다.

염 총장은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해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환경에서도 ‘개척하는 지성’으로 문제를 헤쳐나가며 ‘공선사후(公先私後)’의 자세로 더 큰 사회적 선을 실천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날 고려대 학위수여식에선 학부 4367명, 대학원 2124명 등 모두 6491명이 학위를 받았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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