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美·中·日·EU의 금융패권 전쟁에서 우리는?

입력 2018-02-26 09:01
강대국일수록 금융 패권을 잡기 위해 경제·금융 질서를 자국 중심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들을 견제하기 위해서 강대국들끼리 금융패권 쟁탈전이 일어난다. 현재는 어떤 나라들이 금융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지 알아보자.

유럽연합(EU)은 유럽판 국제통화기금(IMF)인 유로통화기금(EMF)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EMF는 경제 위기 때 유럽 국가 내에서 돈을 빌려주는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역할을 확대한 것이다. 2010년부터 이어지던 요구들이 드디어 실행에 옮겨졌다. EMF 출범의 핵심 목적은 유로존의 통합과 금융시스템 안정화다.

2016년 3월 브렉시트와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극우연정이 출범한 것을 볼 때 EU의 분열조짐이 아직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판단된다. 미국 중심의 금융질서에 대한 대항도 주요 목적이다. 현재 가장 큰 경제 국제기구인 IMF와 세계은행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이에 불만을 품고 미국 중심의 금융질서에 대항하기 위해서 EMF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금융주도권의 쟁탈은 아시아에서도 이어진다. 중국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항하기 위해서 2015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했다. 이 은행은 중동,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에 인프라를 설치해주는 사업을 맡고 있다. AIIB 설립 배경에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중국 중심의 경제 벨트)’ 전략이 숨어 있다. 중국은 AIIB를 ‘일대일로’의 한 축으로 이용하려 한다.

미국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라는 측면도 있다. 일본이 주도하는 ADB를 견제한다는 목적도 깔려 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 금융의 판도가 미국, EU, 중국, 일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강대국들 사이에 지리적, 외교적으로 중간 지대에 서있기 때문에 선진국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실제 예로 우리나라가 AIIB에 가입하려 했을 때 중국은 환영했지만 일본과 미국은 반대했다.

아시아 금융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격렬해지는 금융 패권 쟁탈전에서 한국은 선진국들에 휩쓸리지 않고 자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뛰어난 외교술을 발휘해 명분과 실리 모두를 챙길 수 있어야 한다.

이유성 생글기자(동명중 1년) st00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