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 700억에 인수

입력 2018-02-26 08:00
수정 2018-02-26 08:03
SKT "안전한 5G 만들겠다"…IDQ 원천특허, 연구인력, 파트너십 등 확보
IDQ, 세계 최초 양자암호통신 상용화
양자암호통신·양자센서 분야 글로벌 시장 진출



[바르셀로나(스페인)=최수진 기자 ] SK텔레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를 구축하기 위해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를 인수한다.

SK텔레콤은 약 700억원을 투자해 IDQ 주식을 50% 이상 취득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어 SK텔레콤은 양자기술연구소(퀀텀테크랩)의 현물출자를 진행하는 등 모든 인수 절차를 올해 상반기 안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상세 지분율과 관련해서는 SK텔레콤과 IDQ 양사 간의 협의 사항에 따라 정확한 수치 공개가 어렵다"고 부연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전 세계 통신 강국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2016년부터 협력 관계를 맺어온 IDQ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2016년 IDQ에 25억원을 투자해 양자난수생성 칩을 공동 개발했다.

SK텔레콤은 양자 응용기술 특허와 통신망 운용 역량을 가지고 있고, IDQ는 양자원천기술 특허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어 상호간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통신 업계는 인텔·IBM·구글·MS 등이 개발 중인 양자컴퓨터가 수년 내 상용화되면 기존 통신망의 수학적 암호체계가 해킹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양자암호통신에 주목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Quantum,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의 특성을 이용해 도청 불가능한 암호키를 생성해 송신자와 수신자 양쪽에 나눠주는 통신기술이다. 암호키를 가진 송신자, 수신자만 암호화된 정보를 해독할 수 있다.

IDQ는 2001년에 설립된 스위스 기업이다. 2002년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기를 출시했고, 2006년 세계 최초로 양자키분배 서비스를 출시했다.

IDQ는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 매출액과 특허 보유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10~20년 경력을 가진 3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정부기관·교육기관 등과 폭넓은 파트너십 경력도 있다.

SK텔레콤은 IDQ가 본연의 기술 개발 및 사업 운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존 최고경영자(CEO)에게 경영을 일임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오프라인 사물들이 무선화 되는 5G 시대에는 안전이 통신의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 고객에게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 통신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고아 리보디 IDQ CEO는 "양자암호통신은 우리가 주고 받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SK텔레콤과 협력해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은 물론 양자센서 분야 기술력도 확보해 스위스 IDQ를 교두보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IDQ 파트너십이 구축되어 있는 북미·유럽·중동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2025년 26조 9000억원 규모로 높은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SK텔레콤은 전 세계 정부·통신사·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양자키분배와 양자난수생성기 기술이 적용된 칩과 모듈을 각종 사물인터넷(IoT)기기, 서버, 모바일에 공급하는 사업을 확대한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으로 N대N(N:N) 양자암호통신이 가능한 양자 전용 중계기 개발을 완료하고 ▲’20년까지 초소형·초저가 양자암호 장비를 개발해 양자기술을 일반 유선 인터넷 가입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QTTH(Quantum To The Home)'를 상용화할 계획이며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양자암호위성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IDQ의 ‘양자센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관련 분야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양자센서는 '빛 알갱이 하나'로 표현될 만큼 미세한 크기의 양자를 검출하고 감지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양자센서를 활용하면 자율주행차·위성·바이오·반도체 등 다양한 첨단 기술 영역에서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바이오 분야를 예로 들면, 기존에는 작은 세포를 눈으로 보기 위해 세포의 미세한 빛을 증폭시키는 장비를 써야 했지만, ‘양자센서’ 기술을 활용하면 증폭 과정 없이 세포의 빛을 즉각 감지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전 세계 통신 강국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양자암호통신을 앞다퉈 육성하고 있다. 미국은 2016년 양자정보 과학발전계획을 수립했고 현재 국회에서 정부 투자계획을 논의 중이다. 중국은 2016년 베이징-상하이 2,000Km 구간에 양자암호통신 백본망을 구축했고, 세계 최초로 양자암호통신 위성을 발사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1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양자암호통신 위성을 쏘아 올렸고, 유럽은 향후 10년간 1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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