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자원 블랙홀 중국, 호주·중남미·아프리카 싹쓸이

입력 2018-02-25 19:51
[ 허란 기자 ] 중국은 호주,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공격적인 해외 자원 개발정책을 펼치고 있다.

1990년 이후 석유 및 천연가스 자원 확보에 초점을 둔 광폭 행보는 최근 몇 년간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수 광물로 꼽히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텅스텐 등 주요 금속으로 확대됐다. 휘발유와 디젤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차 의존도를 줄이고 친(親)환경차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기자동차 굴기(起)’ 전략에 따른 것이다. 리튬 코발트는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중국이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지난해 리튬 코발트 등 광물 확보에 투자한 금액만 800억달러(약 86조원)에 달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4일 중국의 공격적인 행보에 자극받아 독일 일본 미국 등의 자동차업계도 리튬 코발트 확보 경쟁에 가세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자원 확보를 위해 외교적 노력과 함께 차관, 무역, 투자 확대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부터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고위급 정부 인사들이 수차례 아프리카를 순방했는가 하면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등 다자간 협력채널을 통해 공을 들였다. 덕분에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오는 코발트 중 94%를 중국 광물업체들이 수입하고 있다. 저장화유코발트 콩고둥팡광업 진천그룹 등 중국 기업이 일찌감치 콩고 광산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에 나선 결과다.

중국은 리튬도 쓸어담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리튬의 주요 생산지는 호주(글로벌 생산 비중 41%) 칠레(36%) 아르헨티나(12%) 등이다. 중국 톈치는 2014년 세계 최대 리튬광산인 호주 탈리슨의 경영권을 삼켰고 간펑리튬도 호주 마리온 리튬광산 개발 프로젝트의 최대주주다.

중국은 또 ‘자원의 보고’인 중남미 문을 열기 위해 물량공세를 펴고 있다. 중남미에는 세계 리튬의 68.2%, 은 55.4%, 구리 46.8%, 원유 22.9%가 묻혀 있다. 중국은 중남미 차관 공여국 1위로 중남미 각 기관과 기업에 총 210억달러에 이르는 차관을 제공했다. 중국 국영석유화학기업인 시노켐은 지난해 칠레의 세계 최대 리튬생산업체 SQM 지분 32%를 45억달러에 인수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