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헤지펀드 부문 등
사업 다각화로 실적 개선 이끌어
11년 유상호 한투증권 사장 이어
증권업계 두 번째 장수 CEO
[ 노유정/김대훈 기자 ]
10년째 교보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해준 사장(사진)이 다섯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부동산금융과 헤지펀드 부문 등에서 고른 성과를 낸 게 연임 배경으로 꼽힌다.
교보증권은 지난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김 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김 사장은 다음달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임기 2년)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교보증권은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임석정 SJL파트너스 대표와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추천했다.
김 사장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함께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2008년 6월 대표로 처음 선임됐다. 중도 낙마하지 않는다면 2020년 3월까지 12년 동안 CEO 자리를 지키게 된다. 증권업계 최장수 CEO인 유 사장은 2007년 3월부터 한국투자증권 대표를 맡고 있다.
김 사장이 이끄는 교보증권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작년 순이익은 733억원으로 전년(623억원)보다 17.71% 늘었다. 사상 최대 순이익(768억원)을 기록한 2015년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다. 목표치인 640억원도 초과 달성했다.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7789억원으로 업계 14위다. 오랜 기간 프로젝트금융(PF)과 구조화금융이 주요 수익원 역할을 했다.
김 사장은 수익원을 고객자산운용과 채권·외환·원자재(FICC) 등으로 다각화했다. 일선 지점을 금융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영업직원 교육을 강화해 수년간 적자였던 교보증권의 자산관리(WM) 수익을 지난해 흑자전환시켰다.
교보증권은 작년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해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통틀어 헤지펀드 설정액 기준 업계 1위(1조6300억원)로 올라섰다. 김 사장은 채권 운용역인 김창현 과장(33)을 사모펀드운용부 부서장으로 발탁해 운용 전권을 맡겼다.
김 사장은 증권업계에서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근무태도 등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직원이 일시적으로 실적이 나빠지면 교육프로그램 이수, 전환배치 등을 통해 한 번 더 기회를 준다.
사장실을 찾은 직원이 좋아했던 차 음료를 기억해 뒀다가 다음에 다시 방문하면 같은 것을 내주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교보증권은 이직이 잦은 증권업계에서 직원 충성도가 높은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1983년 대우증권에 입사하면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김 사장은 2005년 교보증권으로 옮겨 기업금융본부장과 프로젝트금융본부장 등을 지냈다. 영업부서에 근무할 때 접한 와인, 미술, 보이차 분야에 전문가 수준의 식견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노유정/김대훈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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