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지난해 4분기 7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을 기대했던 증권사들의 예상을 벗어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손실 대부분이 일회성인 데다 반등 요인을 고려하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올 한 해 큰 폭의 실적·주가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4분기 7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증권가가 전망했던 순이익 규모 1661억원을 큰 폭으로 밑돈 것이다.
연말 변액보증준비금 2050억원, 사내복지기금 350억원, 부동산 손상차손 300억원 등 예상하지 못했던 일회성 비용들이 반영되며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주가도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3만8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급등 이전인 12만원선으로 되돌아가 거래중이다.
김진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손실 소식은 지난 1월말 연간실적 공시로 예고됐던 탓에 새롭지 않다"며 "연말 독감 유행 등으로 보험손익이 적자전환했고 투자이익률 하락, 변액보험보증준비금 추가 적립 등이 주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위험손해율이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인 71.7%까지 낮아졌고 금리 상승이 반영되면서 신규투자이익률과 이원차 역마진 모두 개선됐다"며 "세부 실적은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삼성생명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생명의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수준보다 30% 이상 높은 평균 16만3000원(10개 증권사 평균)으로 제시했다.
중저가 건강보험 위주의 신계약 확대와 지난해 부진했던 종신보험의 실적 개선으로 전체적인 보장성 APE(연납화보험료)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보장성 APE 15% 성장을 위해 2000명의 전속 보험설계사(FC)를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삼성생명의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24.4% 늘어난 2조13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상승에 따른 변액보증 준비금 환입 가능성을 고려하면 추정치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 정책에 따른 배당수익 증가도 기대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5150억원을 배당수익으로 벌어들였다. 올해엔 전년보다 1500억원 이상 많은 6750억원, 2019년에는 750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또 삼성전자 지분 매각으로 인한 배당 확대 가능성도 있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의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7월 시범 운용을 시작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 시행에 앞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지분율을 낮추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지분 매각 시 매각이익이 주주 배당 재원인 것은 명확하다"며 "회사의 경상이익 대비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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