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규제에 가로막혀 멈춘 '콜버스'…우버는 서비스 시작

입력 2018-02-22 11:29
수정 2018-02-22 11:39
우버, 한국 콜버스와 비슷한 '카풀 서비스'
기존 '우버 풀'의 절반 가격


세계 최대 차량호출업체 우버가 새로운 카풀 서비스인 '우버 익스프레스 풀'을 21일(현지시간) 선보였다.

우버 익스프레스 풀은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콜버스랩이 2015년 12월 출시한 ‘심야 콜버스’와 비슷한 서비스다. 콜버스랩은 국내에서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지난해 4월 주력 사업을 전세버스 중개 플랫폼으로 바꿔야만 했다.

우버 익스프레스 풀은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차례대로 태워 함께 이동하는 방식이다. 우버의 기존 카풀 서비스 '우버 풀'에 비해 요금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게 특징이다. 다만 운전자와 승객의 매칭 시간이 조금 길어지고 승객이 차량이 지나가는 위치로 몇 블록을 걸어가야 하는 등 다소의 불편함이 따른다.

우버 측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운행 시간이 빨라진다고 밝혔다. 승객이 익스프레스 풀을 요청하면 우버 알고리즘이 1~2분 동안 주변에 있는 수백 명의 운전기사와 카풀을 요청한 다양한 승객들의 타는 장소, 내리는 장소 등의 정보를 풀어 최적의 매칭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매칭에 걸리는 시간과 승객이 일부 걸어가야 하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우버는 기존 '우버 풀'보다 50%, '우버X'보다 75% 저렴한 요금을 책정했다"며 "우버의 이번 시도는 일부 도시에서 우버보다 더 싼 가격에 운행하는 경쟁사 리프트 등과의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승객들은 우버 익스프레스 풀을 이용하면 기존 우버 풀에서 12달러가량이 나오는 거리를 6달러 미만에 이용할 수 있다. 우버는 앞서 익스프레스 풀을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등지에서 시범 운행하며 승객들로부터 '매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우버 익스프레스 풀은 한국 콜버스랩이 선보인 심야 콜버스와 비슷하다. 심야 콜버스는 밤 시간에 운행하지 않는 전세버스 등을 이용해 이동 경로가 비슷한 사람을 태우는 방식이다. 택시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에 승차 거부도 없어 2015년 12월 시범 서비스를 도입할 당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택시업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선 데다 서울시 규제에 막혀 시작부터 제동이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서울시가 “택시업체의 대형 택시만 활용하라”는 조건을 달면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콜버스랩은 지난해 4월 전세버스 중개 플랫폼으로 주력 사업을 바꿨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은 “콜버스랩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었다면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버, 디디추싱, 그랩 등 차량호출업체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에선 규제에 가로막혀 혁신적 서비스가 싹도 틔우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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