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약·노조 주장 무조건 반대 안해
대화·타협하는 노사정위원회로
내 역할은 대기업 대변
중소기업과 상생 위해 노력
[ 도병욱 기자 ] “임금이 더 오르면 당장 제가 경영하고 있는 회사부터 적자를 내게 됩니다.”
차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추대된 박상희 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사진)에게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현안과 관련해 노동조합과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물었더니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박 회장은 중견 철강회사인 미주철강을 운영하고 있다.
박 회장은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40년간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누구보다 경영 현장의 어려움을 잘 느끼는 사람”이라며 “정부와 노조도 절절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 설득력이 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욱 아프다”며 “중소기업인들을 위해서라도 논의가 무리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와 노조의 주장을 무조건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노사정위원회가 늘 파행으로 치달은 것은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공약과 노조의 요구도 수용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수용하고 오히려 경영자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회의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 바쁜 노사정위원회를 대화하고 타협하기 위해 노력하는 노사정위원회로 바꾸겠다는 포부다.
박 회장은 “경영계도 노조와 정부의 의견을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고,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노조와 정부가 실감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에서 배운 교훈 중 하나는 목소리가 크다고 설득력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며 “크지는 않더라도 실속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경총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16대 국회의원(비례대표)을 지냈고,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새누리당 재정위원장을 맡았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은 밝히지 않았다. 22일 열리는 경총 총회에서 회장 선출안이 최종 통과된 다음에 밝히겠다는 이유에서다.
경총 역사상 최초의 중소기업인 출신 회장으로서 포부를 묻자 “내 역할은 대기업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경총이 대기업과 호흡하지 않으면 존재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다만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중소기업 상생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경총 회장단 오찬 회동에서 제7대 경총 회장으로 추대됐다. 일부 참석자가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거론했지만 고령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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