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평가손익, 공정가치로 반영" 잠정 가이드라인
빗썸 회계처리 질의 회신 논의..관련기업 실적 개선될 듯
≪이 기사는 02월21일(14:4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회계기준원이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고 공정가치(시장가격)로 평가해 재무제표에 반영해야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단, 가상화폐가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가상화폐를 시장가로 평가하게 되면 가상화폐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비덴트와 옴니텔 등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회계기준원은 최근 가상화폐의 회계처리 기준과 관련한 회의에서 가상화폐도 다른 자산들의 회계처리와 같이 보유 목적과 처분 예상 시점에 따라 자산 분류를 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하면 유동자산으로, 1년 이상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면 비유동자산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가상화폐를 회계적으로도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인정한 것이다.
아울러 회계기준원은 ‘활성시장’이 있는 경우 가상화폐를 공정가치로 평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활성시장이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 가격 정보에 신뢰성이 있는 시장을 말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표적인 가상화폐는 모두 활성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활성시장이 없는 경우엔 공정가가 아닌 취득원가로 평가해야한다.
회계기준원이 이 같은 회계처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가 가상화폐를 어떻게 회계처리해야하는지 질의한 데 따른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코빗, 코인원은 올해부터 외부감사 대상에 들어간다.
회계기준원이 가상화폐를 공정가치로 평가하는 방안을 최종 확정하면 빗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덴트(11.11%)와 옴니텔(8.89%)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거래를 중개할 뿐 아니라 상당 규모의 가상화폐를 저가에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빗썸의 보유자산 평가이익이 커지면 비덴트, 옴니텔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덴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66억원, 순이익 329억원을 기록했고 옴니텔의 경우 영업손실 41억원, 순손실 60억원을 나타냈다.
회계기준원은 일반 기업회계기준 뿐 아니라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가상화폐 회계처리 방안을 추가로 논의해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수원지방법 형사항소8부(부장판사 하성원)는 지난 달 30일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안 모씨에게 191비트코인 몰수와 추징금 6억9580만원을 명령해 가상화폐의 법적 경제가치를 처음으로 인정한 바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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