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시장 개척… 프랜차이즈 매장 전국 35개

입력 2018-02-20 17:25
김정은 기자의 여풍당당 (25) 송영예 바늘이야기 대표

20년전 창업… 1위 업체
후발업체 50여개 달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3000여 관련 부자재 취급

파주에 복합문화공간
손뜨개 작품 전시·판매


[ 김정은 기자 ]
1990년대 초 태교를 위해 뜨개질을 배웠다. 손재주가 있어 금세 익혔고 타고난 솜씨도 좋았다. PC통신 천리안에 ‘손뜨개동호회’를 열어 방장으로 활동하며 관련 정보 등을 올렸다.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자 ‘DIY(직접 만드는 제품) 시장이 커지겠구나’라는 생각에 1998년 바늘이야기를 창업했다. 1인 기업으로 시작했으나 국내에 없는 유럽산 실과 바늘 등 부자재를 들여와 유통하고 프랜차이즈사업에도 뛰어들며 영역을 넓혔다. 송영예 대표가 이끄는 바늘이야기는 국내 뜨개질시장 1위이자 1세대 업체로 꼽힌다.

◆취미를 사업 아이템으로

바늘이야기의 사업 분야는 관련 부자재 유통, 가맹점 관리, 학원 운영 등이다. 전국에 35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이 있다. 그는 “회사를 시작한 무렵 외환위기로 인한 남편의 실직으로 주부들 사이에 손뜨개숍 창업 열풍이 불면서 2000년 초반엔 전국 매장이 200개를 넘기도 했다”며 “동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환담하며 손뜨개를 배우고 관련 재료도 사 가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늘이야기의 등장으로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손뜨개 시장이 국내에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대표는 “사람들이 취미생활로 여기던 뜨개질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아 20여 년 동안 전문화하고 발전시켰다”며 “선진국일수록 DIY와 수제품의 가치를 많이 쳐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발 업체만 50여 개에 달한다”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취급하는 관련 부자재는 3000개가 넘는다. 손뜨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적으로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자체 연구소도 설립했다. 2006년 한국손뜨개협회를 발족했고, 편물기술자격증을 발급하는 등 자격증을 최초로 도입했다. 학원을 통해 매년 500명 이상의 여성 인력을 배출한다. 경력이 단절돼 어려움을 겪는 주부에게 취업 및 창업하는 길을 터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07년부터 12월8일을 ‘머플러데이’로 정해 직접 만든 손뜨개 머플러를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캠페인도 하고 있다.

◆손뜨개 복합문화공간 개장

송 대표는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경기 파주시에 복합문화공간 바람뜰을 지었다. 손뜨개 작품을 전시하고 관련 서적을 읽을 수 있는 갤러리를 비롯해 매장과 커피숍 등으로 구성했다. 이달 말 정식으로 문을 연 뒤 연간 4회 이상 관련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그는 “바람뜰은 ‘바람이 머물다 가는 뜰’이라는 의미”라며 “아담한 크기의 게스트하우스도 함께 있어 중소기업을 위한 워크숍 장소로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손뜨개 소비자층의 저변을 젊은 층으로까지 확대하기 위해 30분이면 누구나 쉽게 완성할 수 있는 귀여운 손뜨개 패키지를 구성해 ‘니트투고’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송 대표는 “손뜨개를 하는 사람은 대부분 태교 등 아이를 위해 시작하는데 이들이 점점 나이가 들고 있다”며 “오랜 시간 집중하고 손을 움직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행동은 두뇌 발달에도 도움이 돼 남녀노소 모두 적합한 취미생활”이라고 설명했다. 손뜨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데다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수제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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