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퇴사 3년 만에 경제적자유 얻은 비결은 "남과 다르게, 끝까지"

입력 2018-02-19 10:03
수정 2018-02-23 11:33
경제적 자유 (3) 청울림(上)



청울림 다꿈스쿨 대표(유대열)의 투자강의는 공지했다하면 20~30초 안에 모두 마감한다. 그야말로 ‘광클릭’을 하지 않으면 강의를 들을 기회도 가지지 못한다. 그런 그가 재작년말 부동산 투자 강의를 완전히 접었다. 원래부터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변 지인(부동산 투자관련 카페지기) 부탁에 못이겨 강의를 하던 그였다. 그나마 하던 그런 강의마저도 중단했다.

1달 과정 투자 강의만 몇 번 개설해도 연간 수억원씩 벌 수 있지만 투자강의는 하지 않는다. 진정한 자유인이 되려면 단순한 재테크 스킬이 아니라 자기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단순히 그의 재테크 기술을 전파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작년 1년 동안 준비해 올해 다꿈스쿨이란 자기경영 학교를 연 이유다. 청울림으로부터 투자 노하우와 자기 경영에 대해 들어봤다.

▶대기업 퇴사 후 3년 반 만에 경제적 자유를 달성했다

-2009년 잘 다니던 삼성그룹 계열사를 그만뒀다. 심근경색으로 회사 화장실에서 쓰러진 선배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 경제적인 자유인이 되기로 결심 했다.

경매 공부 등 준비과정을 거쳐 2010부터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면서 3년안에 월세 순수입 500만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일단 먹고 살 수 있는 현금 흐름 확보가 우선이었다. 양쪽 부모님을 부양하고 있어 그 정도 돈은 있어야 생활이 가능했다.

주변 사람들이 무모한 짓한다는 시선을 보냈지만 퇴사후 3년 반(2013년 상반기) 만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후 3년 만에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월세 순수입 1000만원을 만들어냈다. 종자돈은 3억5000만원 정도였다.

▶어떻게 월세 1000만원을 만들었나.

-주로 경매로 지방아파트 수도권빌라 상가 등에 투자해 월세 시스템을 만들었다. 지방 소형 아파트·수도권 빌라 투자 구조는 단순하다. 흔히 ‘월세투자’라고 부른다. 5000만원에 매입한 천안 A아파트를 예로 들어보자. 경매로 주변 시세보다 조금 싸게 매입했다. 투자금은 거의 들지 않았다. 4000만원은 대출받고, 나머지는 보증금으로 충당했다. 결국 내가 이 집을 매입할 때 들어간 돈은 수리비와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 정도였다. 월세 30만원 정도를 받아 20만원을 이자로 내고, 10만원을 수익으로 챙겼다. 나중에 결산해보니 한 채당 매입 비용이 400만원정도였다. 이런 식의 월세 투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 때 가능하다. 집값 수준, 대출규제 등 모든 여건이 바뀌어서 이런 식의 투자는 지금도 가능은 하지만 아주 어렵다.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꼬인 다가구주택도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됐다. 8억짜리 4억5000만원 정도에 낙찰받았다. 주먹들이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주장하던 물건이었다.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 점유자들을 내보낼 수 있었다. 여기서 400만원의 월세를 창출했다. 특수물건 경매는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끝까지 팩트를 추적하는 집요함, 누구와도 맞설 수 있는 대담함이 필요하다. 시세 조사를 위해 중개업소 문을 열거나, 밤 늦게 경매로 나온 집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어려워해서는 안 된다.

목표 달성 이후부턴 시세 차익형 투자를 하고 있다.


▶목표를 단기간에 달성한 비결은 뭔가.

-독하게 투자했다. 우선 경매학원을 6개월 이상 다니면서 독하게 이론을 마스터했다. 마음도 날씨도 혹독했던 2010년부터 실전에 뛰어들었다. 물건을 검색하던 중 충남 천안에서 월세받기 좋은 아파트 10개가 한꺼번에 경매로 나왔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영하 15도까지 떨어졌다. 발에 동상까지 걸려가면 1주일간 매매가 월세 공실 등 주변 조사를 철저히 했다.

준비 과정이 치열했던 만큼 당연히 낙찰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떨어졌다. 이렇게 치열하게 준비했는데도 떨어지다니. 낙담했다. 괜히 회사를 그만둔 게 아닌가 극심한 공포감이 밀려왔다. 이런 상황이라면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집에 있는 아내와 두 아이가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때 여기서 주저 앉으면 끝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법원에서 나오자 마자 밥도 안 먹고 다시 현장을 향했다. 밤늦게까지 칼바람을 맞으며 그 동네 모든 부동산을 돌면서 시세 조사를 다시 했다. 욕심을 부려서 지나치게 낮게 응찰한 게 패찰의 원인이었다. 이 경험은 적정 응찰가를 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때부터 패찰하면 나는 점심 저녁을 먹지 않았다. 처자식이 길거리에 나앉을 수 있는데, 밥이 목에 넘어가겠는가. 뭘 잘 했다고 밥을 먹는가. 패찰하면 다시 현장을 찾아 원인을 분석하는 게 습관이 됐다

첫해 1년 동안 120번 입찰해 95번 패찰했다. 입찰을 갈 때 주변 물건 10~20개를 뽑아서 간다. 패찰한 날은 전부 다 조사한 뒤 돌아온다. 이게 내 원칙이다. 내마음이 불덩이어서인지 이런 날일수록 조사가 술술 잘 된다. 한 번은 12시 넘어서 문을 두드린 적 있다. 몇 번이나 망설였지만 조사를 다 끝낸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문을 두드렸다. 세입자가 문을 열어주더라. 이 임차인으로부터 5000만원 짜리 정보를 얻었다.

거의 대부분 경매 입문자들은 한두 번 해보고 “경매로 돈버는 시대는 지났다”며 그만둔다. 쉽게 포기한다. 나는 실패에서 교훈을 찾는다. 실패 원인을 찾아내 극복한다.

▶월세 투자 모델은 누구한테 배웠나.

-경매학원 수강 중 강사로부터 들었다. 이거다 싶었다. 당장 입에 풀칠한 현금 흐름 확보가 우선이어서다. 하지만 나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다. 바로 전국을 무대로 3개월 간 검증작업을 했다. 한 마디로 모의투자를 한 것이다. 대상은 7000만원 이하 아파트였다. 경매로 나온 물건의 시세, 전월세가격,주변공실 상황, 낙찰가 등을 일일이 현장을 찾아 체크했다. 한 지역에 일단 가면 2박3일씩 머물렀다. 그 경매 물건뿐 아니라 유사한 주변 물건을 다 조사해 엑셀파일로 정리했다. 월세 투자 모델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후부터는 너무 쉬웠다. 단순반복 작업이어서다. 게다가 난 이미 전국에 모르는 아파트가 없었다.

▶공실이 발생하면 수익 구조가 완전히 망가진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질 수도 있다.

-나는 다른 임대인과 다르게 접근했다. 우선 집을 깨끗하게 수리했다. 향후 5년 동안은 고장나는 부위가 없도록 말이다. 그 동네에서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최우선적으로 나가게 돼 있다. 집 고쳐달라는 세입자 전화도 안받게 된다.

임대차 계약도 차별화했다. 11개월 동안 월세를 꼬박꼬박 잘 내면(일주일 이상 안밀리면) 1달치를 안 받는다. 이를 계약서에 명시했다. 세입자들이 제때 월세를 낼 수밖에 없다.

또 원하는 기간까지 사는 것도 약속했다. 물론 임대료를 한푼도 안 올리는 조건으로. 이렇게 하다보니 8년째 내 집에 사는 사람도 있다. 주변 시세가 보증금 2000만원·월세 70만원인데, 이분은 보증금 1000만원·월세 40만원에 살고 있다.

입주날에는 집사람이 작은 선물과 카드을 보낸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집에 입주해주셔서 고맙다. 불편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시라. 설사 세입자 실수로 창문이 깨져도 내가 고쳐주겠다. 다만 월세는 꼭 제때 내달라” 또 명절과 연말에도 꼭 카드를 보낸다.

임대도 마케팅이다. 다른 임대인과 차별화해야 한다. 그런 사람만 성공한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차별화할 생각조차 해보지 않는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며 투자를 말린다.

어떤 일이든 장애물이 있다. 치열한 고민과 노력으로 그 장애물을 넘어서는 소수의 사람만 성공한다.


▶시행 착오도 있었을 거 같다.

-현금 흐름의 중요성을 간과했다가 호된 경험을 했다. 생활비가 부족해 다시 다른 회사에 입사해 1년 반 정도를 다녔다. 2011년 여름께 일이다. 양가 부모님을 부양하고 있어 한달에 7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했다. 투자를 너무 잘하고 있었다. 확실한 투자모델을 구축한 터라 부지런히 사들이기만 하면 됐다. 투자 시작후 1년 반 정도 지났을 때 현금 수입이 350만원씩 들어왔다.

그런데 어느날 통장을 보니 잔고가 5000만원밖에 없었다. 아차 싶었다. 한달에 필요한 돈은 700만원인데, 아직 수입이 350만원밖에 안 됐다. 금방 통장 잔고가 바닥이 날 거 같았다.

할 수 없이 다시 회사 선배가 창업한 회사에 입사했다. 월세수입 1000만원이 되기 전에는 나오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여기서 다달이 월급을 받으면서 투자를 병행했다. 다행히 기존에 사뒀던 아파트들이 1억원 안팎 올라줘 투자를 계속할 수 있었다. 1채를 팔면 서너채를 살 수 있었다.

직장에 얽매여 있어서 주로 공매를 했다. 공매는 인터넷으로 참여 가능하다. 법원에 일일이 가야하는 경매와 다르다. 이미 전국 아파트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던 터라 직장과 병행하는 데 아무 무리가 없었다. 중개업소에 전화 한 통화만 해보고 입찰할 수 있었다. 1년 6개월정도 다니다 월세수입 1000만원을 달성한 2013년 3월 퇴사했다.

누구든 현금흐름부터 만드는 것이 좋다. 전업투자자라면 더욱 그렇다.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월세 수입이 있어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시세차익형 투자를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전업투자를 절대 하지 말라”고 한다고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메일이나 전화로 전업투자를 할지 말지 묻는다. 그중 99명은 전업투자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전업투자 문의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회사에서 잘 못나가는 사람들이다. 느긋하게 출근하고 싶어서, 일하기 싫어서, 위사람과 마음이 맞지 않아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원할 때 여행다니고 싶어서 전업투자를 하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나와서 100% 실패하게 돼 있다. 회사 생활보다 전업투자가 휠씬 외롭고 어려워서다. 자기관리가 되지 않거나 삶을 치열하게 살지 않는 사람은 실패하게 돼 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

전업투자 자격을 갖춘 사람은 회사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이 더 큰 꿈을 쫓아 전업투자를 선택하면 성공한다. 당신이 회사를 그만둘 때는 가장 잘 나갈 때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2편에서 계속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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