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연쇄 구조조정 위기 몰린 한국GM의 운명은

입력 2018-02-18 18:24
수정 2018-03-19 12:20
주용석 경제부 차장


한국GM이 생사의 기로에 섰다.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내려진 데 이어 부평1·2공장과 창원공장도 구조조정 위기에 몰렸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국GM 공장을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GM이 한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주부터 이달 말까지 열흘간이 한국GM의 운명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GM은 지난 13일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리면서 정부에 지원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2월 말까지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시한을 못박았다. 이달 말까지 정부로부터 만족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하면 다음 단계 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는 일종의 ‘최후통첩’이다.

정부는 우선 ‘한국GM에 대한 경영 실사부터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GM에 ‘먹튀’ 논란까지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도 구조조정을 막는 것은 잠시뿐이고 결국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우려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한국GM의 부실 원인이 뭔지, GM 본사가 정말 한국GM을 살릴 의지가 있는지 등을 철저히 짚어보겠다는 생각이다. 실사는 이르면 이번주 초 시작될 전망이다.

자금 지원 여부와 규모를 놓고 정부와 GM이 ‘기싸움’을 시작했지만 정부가 직면한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당장 한국GM에 직고용된 직원만 1만6000명이다. 여기에 부품 협력사 직원(14만 명)까지 포함하면 15만6000명이 한국GM에 목을 매고 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까지 감안하면 구조조정이 몰고올 충격파가 일파만파로 커질 수 있다. 게다가 6월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할 때 ‘정치적 판단’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는 ‘한국GM 사태’에 대한 정부 방침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다. 정부의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격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한다. 통계청은 이날 ‘2017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를 발표한다. 한국GM 공장이 있는 군산지역 실업률이 관심사다.

한국 시간으로 22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의사록이 공개된다. 미국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힌트가 담겨 있을지 주목된다. 당초 시장에선 ‘3회 인상설’이 유력했지만 2월 들어 ‘4회 인상설’이 부상하면서 국내외 증시가 출렁이기도 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이달 말 임기(3년)가 끝나는 박병원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한국은행의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가계가 진 빚)도 이때 나온다. 가계 빚 증가 속도가 정부 목표(전년 대비 8% 이내)에 부합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가계 빚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 2014년(6.5%) 이후 3년 만이다. 19일에는 국회선진화법 심사소위원회 1차 회의가 열린다. 의석수가 180석에 미치지 못하면 법안 강행 처리를 어렵게 한 국회선진화법 개정 여부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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