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와 혈투 벌인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1-2로 석패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전통의 강호 체코에 패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A조 조별리그 체코와 1차전에서 조민호(안양 한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2(1-2 0-0 0-0)로 역전패했다. 이번에 슬로베니아가 미국을 3-2로, 슬로바키아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를 역시 3-2로 꺾는 등 이변이 속출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도 그 대열에 낄 뻔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체코가 크게 앞선다. 체코는 세계 랭킹 6위로 한국(21위)과 그 격차가 상당하다. 체코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금메달,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전통의 강호다. 하지만 정작 경기 내용에서 한국은 체코에 절대 밀리지 않았다. 첫 골을 뽑아낸 것도 한국이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과 지난 3∼10일 4차례 평가전에서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한 조민호가 역사적인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조민호는 0-0으로 맞선 1피리어드 7분 34초에 브락 라던스키(안양 한라)가 왼쪽 페이스오프 서클 주변에서 중앙으로 내준 패스를 잡아 한번 드리블한 뒤 리스트샷으로 골망을 갈랐다.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하키리그(KHL)에서 2016-2017시즌 최고의 세이브 성공률(0.953)을 기록한 체코 골리 파벨 프란초우스가 손쓸 틈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샷이었다. 그전에 라던스키에게 내준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의 패스가 기막혔다. 2라인 공격진이 합작한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이다.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은 브라이언 영의 후킹 페널티로 숏핸디드(우리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 위기에 몰렸고, 11분 59초에 얀 코바르에게 동점 골을 내줬다. 이후 한국은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를 잡았으나 되려 7분 34초에 레피크에게 역전 골을 허용했다. 스위프트가 우리 수비 지역에서 퍽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레피크에게 단독 기회를 허용했다. 레피크의 샷은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의 옆구리 사이로 들어갔고, 그 틈을 빠져나온 퍽을 레피크가 다시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2피리어드를 0-0으로 마친 한국은 3피리어드 들어 잇따라 숏핸디드 위기에 몰렸으나 수비진의 몸을 던지는 육탄 방어와 달튼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체코의 파상공세를 달튼의 경이적인 선방쇼로 버텨낸 한국은 빠른 역습을 통해 기회를 노렸으나 아쉬운 탄성만 여러 차례 자아냈다. 한국은 경기 종료 1분 3초를 남기고 작전 타임을 부른 뒤 골리 달튼까지 빼며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폈지만 동점 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비록 졌지만 대등한 경기를 한 대표팀은 17일 스위스를 상대한다.
강릉=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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