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를 사랑한 두 여자 심리 추적

입력 2018-02-14 16:33
베스트셀러 작가 리안 모리아티
장편 '당신이 나에게…' 출간


[ 심성미 기자 ] 장편소설 《허즈번드 시크릿》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등에서 결혼한 여성의 삶을 탁월하게 그린 베스트셀러 작가 리안 모리아티(사진)가 신작 《당신이 나에게 최면을 걸었나요?》(마시멜로)로 돌아왔다. 이번엔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두 여자의 심리를 다룬 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최면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35세 싱글 엘런. 부인과 사별하고 여덟 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패트릭과 막 데이트를 시작한 사이다. 또 다른 주인공 사스키아는 패트릭과 헤어진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전 남자친구의 주위를 맴돈다. 패트릭과 더이상 함께하지 못한다면 자기 자리를 꿰찬 여자 옆에라도 가까이 가야 한다고 믿는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어떻게든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사스키아의 욕망은 스토킹으로 표출된다.

언뜻 보면 치정극 같은 이야기지만 이 소설의 묘미는 한 남자를 두고 두 여자가 벌이는 ‘미친 짓’이 아니다. 대신 두 여성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소설은 엘런과 사스키아의 심리가 서로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엘런은 남자친구를 스토킹하는 사스키아에게 불쾌감이 아니라 흥미를 느낀다. 엘런에게 상담 신청자로 접근한 사스키아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패트릭이 엘런을 사랑하는 이유를 납득하게 된다. 두 사람은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는 관계지만, 한편으로는 한 남자를 사랑함으로써 겪게 되는 문제가 무엇인지 가장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이다. 사별한 전 부인을 둔 한 남자의 현재와 과거의 여자친구인 둘은 시간이 지날수록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서로에 대한 호기심은 결국 상대방과 본인 스스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소설 속에서 최면은 화해와 용서를 이끌어내는 하나의 도구다. 엘런과 사랑에 빠졌을 때 패트릭은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건 것 같아요”라고 고백하고, 엘런이 사스키아를 이해한다고 말하자 사스키아는 “혹시 나한테 최면을 걸었어요?”라고 묻는다. 최면은 단순히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하는 마술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자신의 본모습을 깨닫게 하는 매개물이다. 사랑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관계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마음을 치유하고 극복하는지 보여주는 심리소설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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