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ndex] 스마트폰 시장 '꽁꽁'… 중국·북미 지난해 판매 '뚝'

입력 2018-02-12 19:00
스마트폰 교체 주기 길어지면서 지난 4분기 출하 대수 9% 줄어
올해도 수요 추가 감소 전망

'아이폰X 부진' 애플 판매 급감
중국 시장에서 5위로 밀려


[ 김태훈 기자 ]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미국 중국 양대 시장이 지난해 나란히 역성장했다. 작년 4분기에는 세계 스마트폰 출하 대수가 전년 대비 9%나 줄어들었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단말기 판매가 급속히 감소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시장 위축에도 제조사 간 경쟁은 더 치열해져 스마트폰업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8년 만에 역성장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4억4430만 대로 2016년(4억6730만 대)보다 4.9% 감소했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중국은 세계 휴대폰 출하량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감소 배경으로는 길어진 교체주기가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의 지난해 조사에서 중국 도심 지역의 스마트폰 교체주기는 2013년 18.6개월에서 2016년 20.2개월로 늘었다. 작년에는 교체주기가 더 길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제조사 중 600달러(약 64만8000원) 이상 고가폰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 판매량이 8.3% 급감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애플은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에 밀리며 5위를 차지했다. IDC는 “신형 아이폰X이 아이폰의 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지만 대부분 중국 소비자에게는 구매하기 어려운 고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는 화웨이였다. 점유율 20.4%를 기록, 전년 대비 4%포인트 상승하며 1위를 지켰다. 오포와 비보는 각각 18.1%, 15.4%를 기록하며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점유율 12.4%를 기록한 샤오미는 애플(9.3%)을 따돌렸다.


북미 시장도 감소세로 돌아서

세계 1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인 북미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북미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7050만 대로 2016년(1억7470만 대)보다 2.4% 감소했다.

선두 업체들 부진이 전체 출하량을 끌어내렸다. 1위 업체인 애플이 2.4% 감소했고 2위 삼성은 2.6% 줄었다. 반면 3위 LG와 4위 ZTE는 각각 6.6%, 9.2% 증가했다. SA는 “2007년 스마트폰 시대 도래 이후 북미 스마트폰 분기 출하량이 감소한 것은 (작년 3분기에 이어) 두 번째”라며 “소비자의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A는 북미와 중국 등 양대 시장 부진으로 작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도 세계 시장 수요가 추가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수기로 꼽히는 작년 4분기부터 조짐이 나타났다. SA에 따르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4억20만 대로 전년 대비 9% 줄어들었다. 스마트폰 사상 최고 폭의 하락이다.

양대 시장이 역성장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는 제조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 10명 중 8명, 한국인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보유했을 만큼 시장은 포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 시장 성장세도 정체 상태에 빠졌다”며 “제조사는 스마트폰 교체 수요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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