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윤상 기자 ] 모든 혁신은 도시에서 일어난다. 새로운 물건과 서비스가 도시를 중심으로 퍼져나간다. 도시는 그 자체가 거대한 고도의 분업 체계다. 인재들이 도시로 모여드는 것도 그래서다. 많은 나라가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한 미래도시 ‘스마트시티(smart city)’ 건설에 총력을 쏟는 이유다. 역사적으로 도시의 발전은 곧 인류 문명의 발달이었다. 과거 고대 시대 도시는 종교적 구조물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이후 주요 도시는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도록 농업 생산량이 높은 지역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강을 중심으로 주요 문명이 발생한 이유다.
행정·문화의 중심지로 서양문명의 뼈대를 만든 도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스 아테네와 고대 로마제국의 로마가 대표적이다. 중세 이후에는 도시의 역할이 더욱 다양화·고도화하기 시작했다. 바다 위에 지어진 무역도시 이탈리아 베니스가 그렇다. 현재는 뉴욕 도쿄 홍콩 서울 등 전 세계의 수많은 메트로폴리탄(거대도시)이 행정·문화·경제를 통합하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가 커지면서 도시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도 늘었다. 도시는 폭력과 위험이 난무하고 환경 파괴적이라는 인식이 있다. 뉴욕의 어두운 뒷골목,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 서울 달동네의 판자촌이 상기시키는 이미지다. 도시에 대한 교육도 도시화의 부작용을 강조하는 것에 쏠려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도시는 기회의 땅, 성공의 땅이다. 도시가 있기 때문에 미래가 있다. 그래서 사람이 시골을 떠나 도시로 몰리는 것이다. 도시의 가난보다 더 처참한 것은 시골의 가난이라는 것을 너무 쉽게 지나친다. 환경 파괴를 말하지만 도시에 사는 한 사람이 시골 주민 한 사람보다 더 크게 파괴한다고 볼 수도 없다. 도시의 분업·혁신이 없다면 70억 명이 넘는 세계 인구를 지탱할 문명 발달도 가능하지 않다. 도시는 어떻게 발전해왔고, 도시를 어떻게 봐야할지 4, 5면에서 알아보자.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