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평창 특수 시작됐다
강릉 중앙시장·거리 '북적'
올림픽 관람 해외 관광객 몰려
시장 먹거리·볼거리 매력에 '푹'
상인들 "여기가 이태원 같아요"
찜질방 묵고, 한의원 침 맞고…
눈꽃축제·DMZ 투어까지 활기
강원 곳곳 관광특수로 '웃음꽃'
[ 박진우/최진석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다음날인 10일 오후 6시 강원 강릉 중앙시장.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올림픽 관람을 위해 온 외국인과 한국인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외국인은 영국 런던 직장인들부터 동유럽 벨라루스 관광객 등 출신 국가와 직업도 다양했다. 네덜란드에서 온 로날드 데용(35)은 “저녁으로 보쌈을 맛있게 먹었다”며 “내일은 평창에 가서 등산하고, 다음주 출국 전엔 서울에서 여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DMZ 투어에도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국내 관광객 김찬열 씨(37)는 “올림픽을 보러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강릉이 아니라 서울 이태원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강릉과 평창 주요 지역 상권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면서 일대 상권이 ‘올림픽 특수’를 맛보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 경기가 열리는 평창 일대도 외국인의 발길로 활기를 띠고 있다.
찜질방과 한의원 가는 외국인들
강릉 중앙시장 근처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김영자 씨(54)는 “요샌 영어의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며 “영어권 외에서도 관광객이 많이 찾아온다”고 했다. 강릉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머무르는 시간은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올림픽 종료 때까지다. 핀란드에서 온 디르야 헤이리넨(49)은 근처 과자점에서 샀다는 전통과자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는 “이번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머무르며 6개 종목의 경기를 관람할 계획”이라며 “여행사의 소개를 받아 평창과 강릉 일대를 틈틈이 여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의원과 사우나도 외국인이 찾는 인기 투어 코스다. 홍석호 은행나무한의원 원장은 “한의원을 찾는 외국인 손님들이 있다”며 “경험해보지 못한 한의의 특이함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인근 황실다이아몬드사우나 관계자는 “한국식 목욕을 경험하면서 먼 길 피로를 풀려는 외국인이 많다”며 “숙소 값이 워낙 비싸니 아예 하루이틀 머무를 수 있는 찜질방을 찾는 외국인도 꽤 있다”고 말했다.
“한국 설경, 전통문화 매력적”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송천 일원에 마련된 대관령눈꽃축제장 주변에서도 대형버스들이 관광객을 끊임없이 실어나르고 있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온 캐서린 레버렌즈(27)는 “눈 내린 평창의 풍경이 너무나 멋지고 개회식장 옆에서 눈축제도 열려 즐기고 있다”며 “앞으로 2주 동안 미국 스키팀을 응원하며 머물 계획인데, 평창과 강릉을 오가며 구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러시아에서 온 이반 다리킨(52)은 “한국의 사물놀이를 처음 봤는데 소리가 굉장히 박력 있고 흥겹다”고 감탄했다.
눈꽃축제장 바로 옆에 있는 세계음식문화관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필수코스가 됐다. 친구들과 서울에서 온 박종우 씨(34)는 “멕시코 베트남 스페인 등 다양한 국가의 대표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좋다”며 “무대에서 각국 전통 음악과 노래 공연을 해 축제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계기로 교통 인프라가 개선된 만큼 올림픽 이후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돌고 있다. 강릉시장 일대 상인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허정환 광덕물산 사장은 “경강선 KTX가 개통돼 관광객이 늘었다”며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국내외에서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릉·평창=박진우/최진석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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