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지나치게 추위를 탄다면…

입력 2018-02-11 17:52
장동민 < 하늘땅한의원 원장 >


추워도 너무 춥다. 곳곳에서 추위 때문에 수도관이나 하수도가 얼어 터졌다고 난리고, 심지어 ‘노약자는 외출을 삼가라’는 이른바 한파경보마저 날아든다. 어느 정도 추위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남들보다 유난히 더 심하게 추위를 탄다면 한 가지 의심해봐야 할 질병이 있다. 바로 갑상샘 질환인데, 그중에서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여기에 해당한다.

원래 갑상샘에서 분비되는 갑상샘 호르몬은 인체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물질이다. 그래서 어떤 이유에서든 갑상샘 호르몬이 부족하면 열에너지와 활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추위를 심하게 타며, 땀이 잘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창백해진다. 몸의 기운이 떨어지며 쉽게 붓는데, 특징적으로 손가락으로 눌러도 쉽게 들어가지 않는 부종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병에 걸렸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 호르몬 수치를 보고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으며, 갑상샘 자가항체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나면 자가면역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샘염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남들보다 심하게 추위를 느낀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불행히도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완전 치료는 없는 것으로 돼 있다. 일부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한 번 발병하면 평생토록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는 근본원인을 찾아 치료하기가 어렵기 때문인데, 실제 갑상샘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뇌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며, 자가면역 계통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의약적 치료가 우수한 효과를 거두고 있음이 밝혀졌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 환자들에게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한약을 투여한 결과 90% 이상의 환자가 회복했으며, 2년 후 추적 검사 결과 재발률 역시 7.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갑상샘을 공격하는 항체가 뚜렷하게 줄었으며 환자의 15% 정도는 아예 항체가 없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부족한 호르몬을 직접 넣어주는 대신 면역 기능을 올리는 한약을 사용해 치료 효과를 얻은 결과여서 의미가 있다. 즉 ‘물고기를 직접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다시 일깨워준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처방된 대부분 약재는 인체의 양기를 강화하는 것들인데, 이는 체온을 높여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와 일맥상통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