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선명탐정3' 김민 役 김명민 인터뷰
"'조선명탐정' 촬영은 저에게 힐링 그 자체입니다."
영화 '조선명탐정'에 대한 김명민의 사랑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인터뷰 내내 촬영 현장에 대한 이야기만 풀어놨는데도 시간이 모자랐다. 그는 왜 이렇게 '조선명탐정'에 무한한 애정을 쏟는 걸까.
8일 개봉한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3')은 괴마의 출몰과 함께 연쇄 예고 살인이 시작돼 명탐정 김민(김명민 분)과 서필(오달수 분), 기억을 잃은 괴력의 여인이 힘을 합쳐 사건을 파헤치는 코믹 수사극이다.
극 중 김민 역으로 열연을 펼친 김명민은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현장 분위기, 배우들과의 호흡 등 촬영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했다.
"1, 2편보다 드라마가 탄탄해졌어요. 여주인공이 중심의 축이 되고 김민의 과거가 나오죠. 아마 관객들은 '유쾌한 영화인 줄만 알았는데 좀 다르네?'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우린 여러 가지를 시도하기 때문에 4, 5편은 또 다를 수 있죠."
그는 타 영화에선 납득이 안 되는 것도 '조선명탐정'에선 납득이 되는 희한한 특성이 있다고 말한다. 소재와 장르를 불문하고 모두 '명탐정화'된다는 뜻이다.
이번 편에서 김명민은 오달수와의 코믹댄스, 김지원과 멜로 연기 등을 선보이며 극을 꽉 채웠다.
"저의 모습을 한 꺼풀 벗겨내는 영화예요. 저를 진중하고 까칠하게 보는 분들도 친근함을 느낄 수 있죠. 캐릭터에 어떻게 혼을 불어넣고 살아 숨 쉬게 만들까 항상 고민해요. 허구 인물이지만 어딘가에 살고 있을 사람을 대신해서 그의 이야기를 관객에 들려준다고 생각하죠."
김명민의 말에 따르면 '조선명탐정'은 항상 당대 최고의 여배우와 함께한다. 1편 한지민, 2편 이연희에 이어 이번 3편에서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쌈 마이웨이'로 큰 사랑을 받은 김지원이 캐스팅됐다.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만세'를 외쳤어요. 지원이가 출연한 드라마들을 봤는데 차분함 속에 강인함이 있더라고요. 에너지가 넘치는 여배우예요. 월영 역에 잘 맞을 것 같았어요. 지원이는 현장에서 떨다가도 카메라가 돌아가면 몰입력이 굉장한 천상 배우예요. '조선명탐정3'는 김지원에 의한 영화죠."
배우들뿐만 아니라 감독, 모든 스태프들이 8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가족 같은 분위기의 이 현장은 김명민에게 힐링의 장소가 됐다. 주변에선 '어떻게 하면 그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느냐'며 부러워하는가 하면, '4탄이 제작되면 다른 영화를 찍고 있어도 그만두고 오겠다'는 스태프도 있다고.
"촬영이 너무 빨리 끝나서 탈이에요. 끝나는 게 싫은 현장은 처음이죠. 이 현장은 자신이 한 것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인식이 박혀있어요. 배우가 연기를 못해서 NG를 내면 스태프들의 노고가 헛수고가 되니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죠. 모두가 완벽한 준비를 해오도록 노력한답니다."
'조선명탐정3'는 개봉 첫날 14만1832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1, 2편에 이어 '설날엔 조선명탐정'이라는 공식이 다시 한 번 성립될지 주목되고 있는 상황.
"감독이 바뀌면 더 이상 이 시리즈는 없습니다. 김민과 서필의 말투, 콩트, 순간 허를 치는 코미디 등 감독님에게서 나오는 센스는 혀를 내두를 정도거든요. 저는 후계자에 물려줄 생각은 없고 힘닿는 데까지 제가 하고 싶어요. '조선명탐정'은 여러분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라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웃음)"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