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3.4대1…20년물까지 ‘완판’
올해 현대제철·KT 이어 1조원대 수요 확보
≪이 기사는 02월08일(18:1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1조원이 넘는 투자 수요가 몰렸다. 연초 ‘실탄’이 풍부한 기관투자가들이 최우량등급 회사채를 담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장기 채권 수요가 많은 보험사들이 10년물과 20년물에 공격적으로 ‘사자’ 주문을 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청약)에 총 1조2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현대제철(1조800억원)과 KT(1조2400억원)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원 이상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만기별로는 500억원 규모로 발행 예정인 3년물에 2100억원, 900억원어치로 발행할 계획인 5년물에 2200억원이 들어왔다. 1000억원을 모집한 10년물에는 4000억원, 600억원어치를 찍을 예정인 20년물엔 1900억원의 ‘사자’ 주문이 들어왔다. 한국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연기금을 비롯해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들이 대거 투자에 뛰어들었다. 특히 자산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만기)을 늘리는 것이 과제인 보험사들이 장기물에 적극적으로 투자의사를 보였다고 전해진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보험사들이 10년물과 20년물에 넣은 매수주문 규모는 총 1600억원에 달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2021년 보험 부채를 시가평가로 평가해야 하는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부채 만기가 길어지는 것이 불가피해 꾸준히 장기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우량한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흥행’ 비결로 꼽힌다.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은 최상위인 ‘AAA’다. 현재 공기업과 금융회사 등을 제외한 민간기업 중 SK텔레콤 외에 AAA등급을 가진 곳은 현대자동차와 KT뿐이다. SK텔레콤은 2014년부터 매년 17조원대 매출과 1조5000억~1조8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7조5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 영업이익 1조5366억원으로 0.06% 증가했다.
SK텔레콤은 풍부한 수요가 몰리자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5000억원으로 늘릴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발행금리는 장기물만 희망했던 수준보다 낮출 전망이다. 10년물 금리는 민간 채권평가사들의 시가평가 대비 0.06%포인트 낮은 연 3.00%, 20년물은 0.13%포인트 낮은 연 2.96% 수준에서 논의하고 있다.
단기물의 경우 3년물은 시가평가보다 0.02%포인트 높은 연 2.49%, 5년물은 0.05%포인트 높은 연 2.75% 수준으로 찍는 것을 검토 중이다. 유통시장에서 이 회사 단기 채권은 국고채 금리와 차이가 미미할 만큼 떨어져 있어 시가보다 낮추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5년물은 시가평가 금리(연 2.70%)가 국고채(연 2.75%)보다도 낮은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변동성이 컸음에도 최우량등급 회사채를 담기 위해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주문을 넣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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