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회 운영시한 이달말
설연휴로 의견조율 '촉박'
통신3사 4분기 실적 악화
"선택약정할인 부담에 보편요금제 도입땐 직격탄"
[ 이정호 기자 ]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통신비협의회) 운영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왔지만 핵심 안건인 보편요금제 논의는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시간에 쫓긴 정부와 시민단체는 ‘기본료 폐지 카드’를 또다시 꺼내 들고 통신사를 압박하고 있다.
통신 3사 및 삼성전자 LG전자 등 단말기업계, 시민단체, 정부, 학계 대표 20명이 참여한 통신비협의회는 작년 11월10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달 2일 열린 7차 회의까지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 방안, 기초연금 수급자 통신비 할인, 보편요금제 등을 논의했다. 100일로 정한 통신비협의회 운영 기간은 이달까지다.
통신비협의회는 9일 열리는 8차 회의를 포함해 두 차례 회의만 남겨놓고 있다. 정부는 남은 기간 보편요금제에 대한 의견 조율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보편요금제 도입에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5~7차 회의까지 세 차례 보편요금제 논의를 했지만 정부·시민단체와 통신 3사·알뜰폰업계 간 의견 대립으로 진전이 없었다.
보편요금제는 음성 200분,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혜택을 월 2만원 요금에 주겠다는 게 골자다. 현재 3만원대 초반인 통신 3사의 최저요금제(음성 200분, 데이터 300메가바이트(MB)) 대비 1만원가량 싸면서 데이터 제공량은 세 배 이상 많다. 통신 3사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과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보편요금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알뜰폰업계는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 하락에 따른 가입자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올 상반기 보편요금제 시행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통신비협의회는 합의기구가 아닌 만큼 보편요금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관련 법안 발의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향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 논의 과정에서 업계 반발은 정부에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시민단체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기본료 폐지 문제까지 언급하며 통신사들을 몰아세우고 있다. 통신비협의회는 9일 열리는 8차 회의에서 기본료 폐지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 보편요금제와 연계해 논의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7일 성명서를 내고 “통신 3사는 기본료 폐지 대안인 보편요금제 도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보편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양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업 악화에 직격탄이 되는 보편요금제 문제를 100일이란 짧은 시간에 풀려고 했던 정부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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