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담' 조연출, 이현주 감독 사건 추가 폭로 "女성소수자 권리삼아 피해자 매도"

입력 2018-02-07 14:32


영화 '연애담' 조연출 감모씨가 이현주 감독의 성폭행 사건에 대한 추가 폭로를 했다.

지난 6일 감씨는 SNS에 "제3자의 입장으로 영화 현장, 재판 과정을 지켜본 바 한 사람을 매도할 의도는 없다"라고 단서를 달면서 '연애담' 촬영 중 생긴 일들을 전했다.

그는 "(이감독의) 연출부들에 대한 폭력적인 언어와 질타를 넘어선 비상식적인 행동들로 몇몇은 끝까지 현장에 남아있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상담을 받은 스태프가 있었으나 무사히 촬영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 영화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저는 침묵했다"라고 설명했다.

감씨는 '연애담' 촬영이 끝나고 피해자인 A 감독의 영화에도 조연출로 참여했다. 프리프로덕션 과정에서부터 촬영까지 몇 차례 재판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그는 "이현주 감독은 자신이 여성 성소수자임을 권리삼아 피해자를 매도하기 시작했다. 피해자의 이전 작업물들에 동성애적 성향이 있음을 주장했고, 피해자의 연인관계에 대한 의심을 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폭력은 하나의 사건으로 끝나지 못하고 점점 더 큰 폭력으로 피해자를 압박함을 지켜봤다. 성소수자 라는 이름 하에 더 이상의 변명과 권리를 행사하려고 함을 이제는 침묵 할 수 없다. 폭력은 젠더와 무관하며 피해자는 여전히 트라우마 속에 갇혀있다"고 비판했다.


이현주 감독은 2015년 동기인 A씨가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틈을 타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이 감독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사건은 지난 2월1일 피해자인 여성 감독 A씨가 SNS를 통해 '미투' 운동에 동참한다며 이현주 감독과의 일을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이 감독은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며 "억울하다. 합의된 성관계였다"라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현주 감독은 "당시 피해자가 저와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 사정들이 있었다"라며 "저는 여성이고 동성애자다. 그에 대한 영화를 찍었던 입장에서 스스로 너무 괴롭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연애담'으로 청룡영화상, 부일영화상 등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해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성폭행 논란이 불거지자 한국영화감독조합은 그를 조합원에서 제명했고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도 취소됐다.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