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을 꿈꾸는 청년들이 정부가 올해 처음 시작하는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지원사업’에 몰려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200명을 선발하는 데 3326명이 지원해 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년의 진출로 농업과 농촌에 변화를 가져오자는 취지를 생각하면 출발이 좋은 셈이다.
신청자 구성에서도 희망이 보인다. 도시에서 귀농했거나 귀농 예정인 청년이 71.4%로 이미 농촌 거주 청년(28.6%)의 2.5배에 달했다. 부모의 영농 기반이 전혀 없는 청년도 33.1%였다. 비농업계 학교 졸업생(예정자 포함)이 72.7%로 농업계 학교 졸업생(27.1%)보다 훨씬 많은 점도 눈길을 끈다.
제조업 성장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한 한국 경제에서 서비스업과 더불어 농업 혁신은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그동안 농업은 정부가 외국산 수입을 막아주고, 보조금을 주고, 농가소득을 보전해 주는 바람에 경쟁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2016년 농가 경제조사’ 결과만 봐도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은 전년보다 10.6% 감소한 반면, 각종 보조금이 포함된 이전소득은 11.1%나 증가했다. 직불금 등 쌀에 대한 직접 지원 예산이 농식품부 전체 예산의 39%를 웃돌 정도다. 소규모 영농 위주의 틀을 깨지 않으면 한국 농업은 재탄생하기 어렵다.
세계 2위 농식품 수출국인 네덜란드 농민들은 “농업은 95%가 과학기술, 5%가 노동”이라고 말한다. 한국 농업도 디지털 첨단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청년들이 나서준다면 농업벤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비즈니스 모델은 청년들의 창의성에 맡기고 정부는 마중물 역할만 해주면 충분하다. 농업 보조금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청년창업농 지원을 늘리자. 그게 농업이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