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올라도 잘나가는 '가성소다'를 아시나요

입력 2018-02-05 19:19
수정 2018-02-06 05:57
반도체·알루미늄 세척제로 쓰여
중국 공장가동률 하락에 가격 강세
한화케미칼·롯데정밀 '표정관리'


[ 김보형 기자 ] 국제 유가의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서 석유화학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반면 원유를 원료로 쓰지 않는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반도체와 섬유 염색, 알루미늄 제련 과정에서 세척제 및 중화제로 쓰이는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를 생산하는 한화케미칼과 LG화학, 롯데정밀화학이 대표적이다. 가성소다는 소금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한다.

5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가성소다 국제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t당 515달러를 기록해 작년 같은 달(423달러)보다 21.7% 올랐다.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하던 가성소다 가격은 11월 710달러를 찍은 뒤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아시아 최대 가성소다 시장인 중국의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소금물을 전기 분해하는 과정에서 가성소다와 함께 나오는 부산물인 염소는 폴리염화비닐(PVC)의 주원료로 쓰인다. PVC 생산량과 가성소다·염소 생산량이 맞물린 구조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작년부터 환경 오염을 이유로 석탄을 활용한 PVC 생산에 제동을 걸면서 가성소다 공급이 함께 줄어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화케미칼과 LG화학은 가성소다는 물론 염소를 원료로 하는 PVC도 생산하고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합성섬유와 펄프, 제지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산업 현장에서 두루 쓰이는 가성소다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서다. 전기 분해 시 쓰이는 수은의 환경 오염 문제로 해외 노후 설비가 폐쇄되고 있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한화케미칼은 가성소다와 PVC 등 기초소재 부문의 시황 개선 효과로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추정치보다 5%가량 늘어난 8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영업이익(1111억원)이 전년보다 274.1% 급증한 롯데정밀화학도 올해 영업이익이 19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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