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설 연휴 D-10 …'B급 며느리'들의 명절스트레스는 이미 시작됐다

입력 2018-02-05 15:41

"시어머니와 한 판 한 이후 명절에 안 갈거라고 말했어요. 남편이 시댁에 가서 이렇게 말해준 덕분에 최고의 명절을 보냈어요."

관객들의 폭발적인 입소문에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로운 획을 긋고 있는 영화 'B급 며느리' 중 한 대목이다.

영화 'B급 며느리'에는 세대를 관통하는 고부갈등에 대한 공감과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며느리들은 며느리대로 '속이 시원한 사이다 같은 영화'라고 극찬하고 시어머니들은 시어미들대로 '잘했다. 버릇없는 며느리를 내버려둬선 안된다'는 격한 공감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감독 자신의 가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부갈등에 카메라를 깊숙이 들이댄 생활밀착형 다큐멘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B급 며느리'는 양보 없는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의 갈등을 철없는 아들이 순도 200% 리얼로 담아낸 격공 다큐멘터리다.

'B급 며느리'는 흔하다면 흔히 볼 수 있는 어머니와 며느리의 사연을 통해 한국 가족 문화의 웃픈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특히 다가오는 설날을 앞두고 'B급 며느리'를 통해 남의 얘기가 아닌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가부장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명절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지금 명절스트레스를 토로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맘 카페에는 "벌써부터 명절 스트레스 시작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나물하고 밥하고 너무 힘들다. 누구를 위한 제사냐", "왜 보지도 못한 남자쪽 조상 제사 준비를 내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설 다 지내고 저녁에 친정 가는데도 눈치가 너무 보여 짜증난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는 것.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남자들은 비교적 편안히 명절을 즐기는 반면 주부들은 노동에 시달리기 십상이며 며느리의 노동을 당연시 하는 시어머니들은 아직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시어머니 앞에서라도 할말은 해야만 하는 영화 속 'B급 며느리' 김진영 씨는 "이 영화를 보고 결혼은 역시 하면 안되겠어라고 피해버리지 말고 고부간의 갈등 또한 서로에게 맞는 대화를 통해 조금씩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영화 'B급 며느리'는 "결혼 후 설겆이는 며느리 몫이다", "남편의 남동생에게는 도련님이라 호칭한다"와 같은 우리 사회 뿌리깊게 박혀 있는 당연시된 가부장적 가족 문화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온 가족이 이 영화를 함께 보면서 고부간의 갈등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명절 스트레스 없는 즐거운 설 연휴는 어떤 방법으로 가능할지 대화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며느리든 시어머니든 상대에 대한 불평만 마음 속에 품고만 있다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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