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향기] "2년간 상상력 총동원… 즐길거리·먹거리·쉴거리, 독특한 콘텐츠로 채웠다"

입력 2018-02-04 14:07
김상민 아라이리조트 총지배인


[ 이수빈 기자 ] 2006년 영업을 중단한 뒤 아라이리조트는 10년간 비어 있었다. 한때 일본 최고의 호화 리조트였던 이곳은 그렇게 천천히 유령의 집처럼 변했다. 검은 물곰팡이가 건물을 뒤덮었고, 사람의 발길은 끊겼다. 곰 여우 너구리 카모시카(일본 산양) 등 야생동물이 비나 눈보라를 피하러 간간이 찾을 뿐이었다.

2015년 김상민 롯데 아라이리조트 총지배인(사진)은 폐허가 된 이곳을 고급 리조트로 변신시키라는 특명을 받았다. 그는 “처음 아라이리조트에 왔을 때는 막막했다”며 “허물어져가는 건물을 어떻게 다시 세울지, 330만5785㎡나 되는 면적은 또 어떻게 꾸며야 할지 머리가 아팠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상상력이 필요한 때였다. 김 총지배인은 “설계 도면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며 “이 지역에 정통한 지방 건축업체를 섭외해 2년에 걸쳐 자연환경에 걸맞은 시설로 바꿔나갔다”고 말했다. 눈이 많이 오는 날씨를 고려해 지붕을 갈았다. 눈이 적당히 쌓이면 바로 떨어지도록 지붕을 새로 설계했다.

드넓은 부지는 온갖 즐길거리로 채웠다. 김 총지배인은 “스키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산 꼭대기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오는 집투어, 천천히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며 산세를 즐기는 곤돌라 등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리뉴얼 과정에서 온천수를 발견해 이전에는 없던 온천탕도 새로 마련했다. 일본 와인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와이너리, 공항에서 구입할 수 없는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기념품점도 꾸렸다.

올해는 롯데 아라이리조트를 세계 여행자들에게 알리는 게 김 총지배인의 목표다. 그는 “세계적 스키대회인 ‘프리라이드 월드투어’의 올해 경기를 유치했다”며 “3월8일 대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도 늘려갈 방침이다. 김 총지배인은 “다른 곳에선 쉽게 구할 수 없는 니가타 지역 사케를 호텔 자체브랜드(PB)로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묘코=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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