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 한국 대표 공연장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
[ 김희경/마지혜 기자 ]
“공연장이 크게 변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습니다. 보통 일부 홀을 수리하는 정도죠. 서울 광화문에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 등 예술복합단지가 조성된다면 세종문화회관의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겁니다.”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는 광화문 예술복합단지 사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하드웨어만 바뀌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런 변화는 공연장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된다”며 “공사기간에 콘텐츠 개발과 인력 보완 등이 이뤄지면서 또 다른 차원의 순환이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은 세종문화회관은 한국 예술정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공연장이다. 1972년 제정된 문화예술진흥법을 바탕으로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로 건설됐다. 국가가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앞장서 추진한 ‘그랑 프로제(Grand Projet)’였다.
이후 서울 강북을 대표하는 공연장이 됐지만 외연 확장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대규모 홀을 갖춘 공연장이 강남에 집중됐을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인 영향도 받았다.
“세종문화회관과 연결되는 키워드가 ‘예술’이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그렇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에 있다보니 다른 요인들에 휩쓸린 거죠. 하지만 정치와 경제, 사회, 예술이 따로 존재하지 않듯 이를 발판으로 더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변화될 공연장을 새롭게 채울 콘텐츠 개발도 함께 해나가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에는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무용단 등 9개 단체가 상주하고 있다. 이 사장은 “상주 단체들이 모든 공연예술 분야를 아우르고 있으며 소속 예술가가 총 300명에 달한다”며 “다른 공연장들보다 앞서 창작오페라 등 예술가들의 색다른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적극 발굴하고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연장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이지만 공생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문화폭발’이란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최근 정체기를 겪고 있다”며 “각 공연장이 협업한다면 지금의 정체는 성장통에 그치고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마지혜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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