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부부' 감독 "故 김성민 유작, 2년만에 개봉한 이유는…" 고백

입력 2018-02-02 18:53
수정 2018-02-05 09:42

2년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故 김성민의 유작 영화 '숲속의 부부'가 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숲속의 부부'는 세상 끝에 내몰린 한 가장이 아내를 데리고 무작정 숲속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판타지 영화다.

'모차르트 타운' '애니멀 타운' '댄스 타운' '불륜의 시대' '마이보이' 등으로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왔던 전규환 감독의 작품이다.

이날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는 세상을 떠난 김성민 외 배우 황금희, 조혜정, 이주희, 전규환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전규환 감독은 "김성민의 사고가 나기 전 편집이 끝나 완성된지 2년이 넘은 영화"라고 말문을 열었다.

전 감독은 당시 영화를 개봉할 수 없었던 이유를 고백했다. 그는 "사고가 나자마자 고인의 모습을 노출하는 것은 실례인 것 같아 당시엔 개봉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성민이 작품을 하며 누구보다 행복해 했다. 그래서 개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공개하게 됐다. 마지막 편집에서 가슴이 많이 아팠다. 지금도 김성민의 얼굴을 보는 것이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또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굉장히 힘들다. 좋은 배우를 떠나보냈다는 것에 대해"라며 "김성민은 훌륭한 배우"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성민은 2016년 6월 24일 부부싸움을 한 뒤 욕실에서 위중한 상태로 발견됐다. 아내의 신고로 방문한 경찰과 구급대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고인은 이틀만에 최종 뇌사판정을 받고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CCTV 분석 등 타살 여부에 대해 수사했지만,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숲속의 부부'는 지난해 부천영화제 '부천 초이스-장편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대중에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오는 2월 15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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