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엔터 빅3 '동맹'… 음원시장 빅뱅 예고

입력 2018-01-31 18:10
SKT, 멜론 매각 후 5년 만에 음원시장 재진출

연내 플랫폼 서비스
인공지능으로 데이터 분석… 개인 맞춤형 음악 추천
AI스피커 '누구'와도 연동

이달 자회사 아이리버 통해 엔터 3개사 음원 유통
"공급자들이 직접 기획 참여"


[ 이정호 기자 ]
SK텔레콤이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와 손잡고 올해 하반기 신규 음악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한다. 2013년 멜론을 매각한 이후 5년 만에 음원 유통시장에 재진출하는 것이다. 2700만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가 가세하면서 연간 7000억원 규모의 국내 음원시장 재편이 예상된다.

◆빅3 연예기획사 우군 얻은 SKT

SK텔레콤은 31일 엔터테인먼트 3사와 음악사업 협약을 맺고 연내 음악플랫폼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연예기획사 시가총액 1, 2위 업체인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지난해 세계에서 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을 길러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음악플랫폼 사업 준비에 탄력이 붙게 됐다.

이날 제휴를 맺은 3개 엔터테인먼트사는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의 15%, CD 등 음반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파괴력이 크다. SK텔레콤은 올 하반기 음악플랫폼 서비스 출시 전까지 대형 및 중·소형 연예기획사와의 사업 제휴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엔터테인먼트 3개사는 1일부터 음반·음원 콘텐츠의 B2B(기업 간 거래) 유통을 SK텔레콤 자회사인 아이리버에 맡기기로 했다. 아이리버는 이들 3개사의 콘텐츠를 멜론, 지니뮤직 등 기존 음악 플랫폼과 신나라, 핫트랙스 등 음반 도소매업체에 공급한다.

◆‘멜론 독주’ 음원시장 재편될까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의 유료 가입자 수는 작년 기준 790만 명으로 추정된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멜론이 전체 시장의 58%인 46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2~5위 업체인 지니뮤직(KT·LG유플러스), 벅스, 엠넷닷컴(CJ), 네이버뮤직의 가입자를 모두 합해도 멜론에 미치지 못한다.

이동통신, 커머스(11번가), 스마트홈(SK브로드밴드) 등 강력한 마케팅 연계 수단을 갖춘 SK텔레콤의 가세가 멜론 중심의 음원시장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취임 2년차를 맞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미디어·콘텐츠 분야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등 신사업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SK텔레콤의 음원시장 진출은 5년 만이다. 음원시장 1위인 멜론의 모태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이 2004년 시작한 멜론은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로 사업이 이관됐다가 2013년 홍콩 사모펀드인 스타인베스트먼트에 경영권이 넘어갔고, 2016년 카카오에 다시 팔렸다. 박 사장은 작년 1월 취임 이후 “멜론 매각은 콘텐츠 사업의 중요성을 간과한 안타까운 실수였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AI, 블록체인 등 ICT 접목

SK텔레콤은 하반기 선보일 음악플랫폼에 AI, 5G(5세대 이동통신), 블록체인 기술 등을 접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입자 취향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내년 5G 상용화 시점에 맞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보는 음악 콘텐츠’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음원 저작권 보호와 거래 기록 투명화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종원 SK텔레콤 유니콘랩스장은 “국내외 다양한 음악 관련 업체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국내에서의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음악 콘텐츠를 더 확산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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