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60만원 vs 4750만원 이견
[ 김진수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서울 한남동 옛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 아파트 ‘나인원 한남’의 분양보증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UG는 ‘나인원 한남’ 분양가를 두고 최근 2개월가량 시행사 디에스한남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이날 ‘분양승인 거절’을 통보했다. HUG 측은 고분양가가 서울 강남 등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할 것을 우려해 분양보증을 승인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HUG가 분양보증 발급을 승인하지 않은 것은 2016년 7월 서울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사업(디에이치 아너힐즈) 이후 처음이다. 당시 현대건설은 개포주공3단지 의 3.3㎡당 분양가를 강남구의 평균 분양가격보다 13% 높은 4310만원에 신청했으나 승인받지 못했다. 이후 분양가를 조정해 재신청한 끝에 승인받았다.
디에스한남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HUG와 실무협의를 거쳐 12월 초 3.3㎡당 평균 분양가를 6360만원(펜트하우스 제외하면 5700만원)으로 책정해 분양보증을 신청했다. ‘분양가격이 인근 아파트 평균 매매가의 11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HUG의 ‘고분양가 사업장 지침’에 맞춰 인근 ‘한남더힐’ 평균 시세(전용 208㎡ 이상 기준)인 6350만원과 비슷한 수준에서 분양가를 책정했다.
하지만 HUG는 ‘역대 최고 분양가’ 승인에 난색을 표한 데 이어 “기존 최고 분양가인 서울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3.3㎡당 4750만원을 넘길 수 없다”는 의견을 고수해왔다. 이와 함께 한남더힐, 한남힐스테이트, 리첸시아, 한남동하이페리온1차, 용산한남아이파크까지 인근 5개 단지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보여왔다. HUG는 디에스한남이 합리적 범위 내에서 ‘나인원 한남’ 분양가를 책정해 재신청하면 보증 발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디에스한남은 분양보증 심사가 기약 없이 늦어지면서 금융 비용(대출 이자)으로 매일 1억8000만원을 지급해왔다. 내부적으로 분양 가격을 재조정해서 HUG에 분양보증을 재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3.3㎡당 5000만원대 중후반에 책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보증을 독점하는 HUG가 강남 집값 상승을 우려해 민간 개발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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