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실명제가 실시된 첫 날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는 접속자들이 몰려 혼란을 겪은 반면 은행 영업점의 분위기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30일 은행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이날부터 실명 확인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계좌 개설을 위해 은행 창구를 찾은 고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은행들은 '평소와 다름 없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상계좌 실명제 시행으로 계좌신규를 하려는 고객의 방문이 많아 영업점이 바쁠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영업점은 보통때와 다름없이 평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라도 향후 고객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관련 'Q&A'를 준비하는 등 고객들이 불편함없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놓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업계 안팎에선 이날 계좌를 개설하려는 고객들이 몰리고,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그러나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로 기존 투자자들이 '지켜보자'는 관망심리가 형성된데다, 실명제 도입이 예고되면서 투자자들이 미리 해당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실명제 전환 대상이 되는 가상계좌 수를 보면 IBK기업은행이 57만개, NH농협은행 100만개, 신한은행은 14만개다.
실명 확인은 가상화폐 투자자의 거래 계좌와 이용중인 거래소의 계좌가 동일한 은행일 때만 가능하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IBK기업은행과 거래중이고 빗썸 거래소는 NH농협은행, 신한은행과 거래 계약을 맺고 있다. 코인원 거래소는 NH농협은행, 코빗 거래소는 신한은행과 거래중이다.
해당 거래소의 주거래 은행에 계좌가 없는 거래자는 거래은행에 계좌를 신규 개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코인원 거래소는 NH농협은행과만 거래중이므로, 농협 계좌가 없는 코인원 고객들은 농협은행에 가서 계좌를 개설해야 거래할 수 있다.
또 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있는 6개 은행(KB국민, 하나, 신한, NH농협, IBK기업, 광주은행 등)은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을 금융거래 목적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급여계좌, 사업계좌 등 첨부 서류를 통해 금융거래 목적을 증명해야 한다.
반면 일부 거래소들은 아침부터 실명확인을 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특히 업비트 거래소의 경우 실명인증을 하면, 업비트가 해당 고객의 기업은행 계좌로 1원을 보내면서 보낸사람에 인증번호 세 자리를 함께 보낸다. 실명인증을 하려는 사람은 이 인증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오전 가상화폐 커뮤니티에는 업비트의 실명확인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다는 불만이 잇따라 올라왔다.
아이디 Am******을 사용하고 있는 한 투자자는 "폰에 깔려있는 업비트에서 수시로 재로그인하라는 메시지가 뜬다"며 "인증번호도 안오고 있어 아침부터 짜증이 난다"고 밝혔다.
아이디 피**도 "계속 처리중이라는 메시지만 나오고 실명 인증이 안되고 있다"고 전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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